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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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두는 장편 소설 같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기 마련이고, 누구의 삶이든 경청하고 존중할 구석이 있다. 여태껏 위인전만 들여다봤다면, 이제 평범한 사람들의 일대기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피여사 의 삶을 경청 하면서 그녀의 일대기를 간략하게나마 글로 정리했다. P111


나이가 들면 마음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외모는 점점 늙어가 속상하고, 의욕 만큼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예전에 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하지 못하게 되니 망연자실해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간다. 상실감과 우월감에 시달리면서 노인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P231


피여사 일상의 질은 나에게 달려 있다. 이것이 커다란 부담이자 활동 반경의 제약이 된다. 하지만 삶이란 자신의 짐을 지고 나아가는 것이다. 힘들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내던져버리면 당장은 편할 것 같지만 뒤돌아 보면 자기 삶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삶의 의미는 바로 자신의 어깨 짊어진 짐에서 생겨난다. P294

ㅡ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마흔 손자와 일흔 살 어머니, 백살 할머니는 한 집에 산다. 코로나로 일거리가 없어진 손자는 할머니를 보살피며 지낸다.
그가 할머니를 보살피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은 요즘 내가 느끼는 것들과 매우 비슷했다.
크게 아프고 난 엄마는 나에게 의지했고 요즘 나는 그것이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엄마를 무시할 때도 있고 멀리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죄책감에 혼자 울기도 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묘하게 안심이 됐고 왠지모를 위로를 받았다.

나도 당신도 그들도 헐벗은 가슴으로 상처를 끌어안고 세월을 견뎠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슬픔이 있는데, 홀로 견뎌야 하기 때문에 모두 외롭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오해보단 이해를 하며 함께 가는가보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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