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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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 이상의 것들마저 거래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를 거래 가능한 범위로 봐야하는 걸까? 어떤 물건이던 간에 판매자 구매자 모두에게 이득이 있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일까?

마이클 샌델은 관련된 사례들을 들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지 우리가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이 책으로 처음 마이클 샌델을 접했다.

경제나 철학분야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기 전부터 괜시리 어렵게 느껴져인지 처음에는 잘 안읽어졌다.

시장환경이나 문제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나 가끔씩 등장하는 경제용어들을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것도 있지만

그렇게 어렵게 얘기는 하는건 아니였는데 왠지 읽어도 제대로 안읽어지는 기분이라 1장만 두세번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3장들어부터, 특히 4,5장을 재밌게 읽었다.

 

3장에서는 요즈음 선물이 상품권화 되가는 것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받고서 기뻐하지 않을 선물을 주느니, 자신이 직접 좋아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선물을 실패할 위험도 없고 받는사람의 취향도 존중할 수 있다.

하지만 기뻐하는 상대방을 위해 선물을 고르는 시간과 노력, 즉 애정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태버록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평범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직접사지 않을 품폭을 선물로 받고 싶어한다.

 

4장은 삶과 죽음이 시장화(거래대상화)되가는 것과 5장은 명명권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4장은 첫 사례부터 충격적이었는데 기업에서 생명보험금을 사업으로 생각해 엄청난 수익을 얻어내고 있을거라던가,

보험을 도박의 개념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기분이다.

앞서 본 다른 어떤 사례들보다도 이 4장을 읽으면서 정말 모든 것이 거래대상화 되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5장에 나온 광고 이야기에서는 내가 디자인전공을 하다보니 광고를 할 수 있는 분야를 넓혀감에 따라 아이디어를 표출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적있어 처음에는 아 이런게 안좋게 보일 수 도 있구나하고 조금 놀랐다.

하지만 계속 읽다보니 전에 전시회를 보러갔을때 쌩뚱맞게 전시와는 관계없는 대기업 광고와 로고들이 전시회장 군데군데 붙어 있어

불쾌해했던 기억이 났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할 것이다.  

 

 

역자가 남긴글에 학술적이거나 강렬한 내용이 없다는 것에 실망하는 독자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그랫는데 나는 오히려 깊게 들어가지 않아서 좋았다.

이론이 어쨋고 저쨋고 깊게 들어가게되면 솔직히 나처럼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자칫 지루하거나 무겁게 느껴 꺼릴 것 같기때문이다.

그리고 실 사례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되 대립되는 양쪽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것이 답이다'하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말하되 읽는 사람에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줘서 좋았던것 같다.

 

물건을 떠나 이제 생활의 모든 것, 심지어 사람의 목숨마저도 거래대상이 되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것들이 거래되고, 시장화가 된 걸 알게되었지만 솔직히 이 상황은 더해지면 더해졌지, 덜 해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당장의 변화가 아닌, 결국 무엇이 중요하고 지켜야하는지 다시끔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다.

 

 

참고로 책 내용과 관련된 동영상 강의 CD가 수록되어있는데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봤지만

나처럼 왠지 책 내용이 어렵게 다가온다거나 쉽게 읽을 엄두가 안나는 사람들은 동영상을 먼저 봐도 좋을 것 같다. 

 

 

결국 시장의 문제는 사실상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싶은가에 관한 문제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도덕적 시민적 재화는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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