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줄리 크로스 지음, 이은선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부유하고 우수한 대학생인 잭슨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바로 몇시간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으로, 잭슨은 친구 애덤과 이 시간여행 능력을 실험해보면서

여자친구 홀리와 함께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모를 괴한들이 홀리의 기숙사로 쳐들어오고 그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시간여행 능력을 사용하는 도중,

홀리가 총에 맞게 된다.

 

잭슨이 도착한 과거는 2년전인 2007년.

처음으로 먼 과거로 오게된 당혹감과 홀리를 두고 온 죄책감에 다시 현재로 돌아가려 하지만 어째서인지 2007년에 갇혀버린다.

더욱이 과거로 갔을때 처음 보게된 아버지의 낯선 모습에 당황스러운 잭슨.

 

결국 잭슨은 벗어날 수 없는 2007년의 홀리와 애덤을 만나 미래를 바꾸고자 한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아보고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으니 그런 내 우려(?)와는 다르게 주인공의 기록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부터 '과거로 돌아갈 수 는 있지만

현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시간여행 능력의 독특함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후로도 과거로 돌아가 죽은 여동생과 만남에서의 소소한 감동, 과거의 홀리와 보내는 로맨스, 아버지의 정체와 자신의 능력을

노리는 집단들과의 스릴넘치는 대치 등 푹 빠져 읽어내려갔다.

 

'[시간여행자의 아내]와 [본 아이덴티티]가 만났다' 는 추천사가 과장된 것은 아닌듯 하다.

 

 

[템페스트]의 시간여행은 1.하프점프 2. 풀 점프 이렇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하프점프는 앞서 소개한 '현재(홈베이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과거로의 여행'이고, 풀 점프는 '현재(홈베이스)자체를 이동하는 여행'으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여행과는

다른 독특한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런 독특한 시간여행 소재도 좋았지만 [템페스트]는 뭐랄까, 사랑이야기도, 가족이야기도, 그리고 흥미진진한 모험과 음모가

한 곳에 녹아내려 있다는 느낌이다. 주로 미스테리 소설들을 읽다보니 이런 류의 글이 뭔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홀리의 사랑을 얻고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잭슨의 사랑이야기도 좋았지만

동생 커트니와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옆에 있고 싶지않았어. 너무 무서웠거든. 동생한테 말을 걸거나 슬퍼지는 게 무서웠던 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

살아 있지 않은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그 실질적인 행위 자체가 무서웠어."

 

늘 당연히 곁에 있을거라 생각해온 동생이기에 사랑한다 표현 못하고 친절하게도 대해주지 못한 동생.

숨을 멈추는 것을 보는 것이 두려워 함께 있어주지 못한 동생의 마지막을 후회하던 잭슨이 과거로 돌아가 동생을 만나 위안을

얻는 동시에 동생의 죽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주었다.

(나는 사실 이 대목에서 과거의 과거로 돌아가 커트니 살아있는 미래가 오기를 바랄정도였다.)

그런 잭슨이 대견하기도 하고, 무서운 마음도 알겠고, 동생의 방에 누워 건네지 못한 동생에게 쓴 한 편지등 유난히 커트니에

관한 이야기들은 기억에 남았다. 먹먹한 마음도 들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다는 건 어떤 형태로든 힘든 것이다.

잭슨과 커트니와의 이야기가 있어 홀리를 살리고자하는 잭슨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고,

멜빈 박사가 말한 시간의 적들의 (시간의 영혹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감정에 대한 결여가 더욱 납득 갔던 것 같다.

 

아 물론, 잭슨이 아버지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적대감에서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는 부분도 좋았다. 

클라이막스의 지붕씬도 정말 스릴 넘치고, 마지막 아버지와의 대화, 잭슨의 결정 또한 인상 깊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에 에밀리와의 점프로 보건대 단순 잭슨의 이야기에 더 나아가 세계 평화쪽으로 스케일이 더욱 커질것 같은 느낌인데

지나치게 스케일이 커져서 마무리가 어설퍼지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

 

 

데뷔작이라 그런지 흐름이 빠르다 싶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감동도 있고, 스릴도 있고!

영화화도 결정되고, 총 3부작으로 예정중으로 최근에야 2권 집필이 끝난 것 같던데 영화보다는 얼른 뒷 이야기가 읽고 싶다.

 

+ 덧으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표지.

내가 표지디자인을 중요시하기도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표지는 누가봐도 [템페스트] 글 자체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 같다. 촌시러.... 이 흥미진진한 내용이 왜 이런 표지인지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