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지음, 민병걸 옮김 / 안그라픽스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왠지 모르게 안그라픽스의 디자인 서적은 신뢰가 가서 읽기로 결정!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의 디자인에 대한 정의, 작품, 그 안에 담긴 감성들이 담긴 책.

 

 

요즈음 맨날 소설만 읽다가 간만에 디자인 서적을 읽어서 그런가.

얼마되지 않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는데에 오래 걸렸다. 잘 안읽혀져서 읽고 또 읽고..

디자인에 대한 지식이 그다지 없어서인지 단순 집중이 안되서인지 뭔지 1장을 읽는데 특히 오래 걸렸다.

 

다행히 2장부터 히라 켄야 본인의 디자인을 포함해 작품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읽는 재미가 느껴졌다.

디자인의 역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의의 다 좋지만 역시 나는 누군가가 디자인한 디자인을 보고 거기에 담긴 생각을

읽는게 제일 좋다. 모든 일에 있어 창의성과 개성은 중요하지만 이런 점이 특히나 부각되야될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

하지만 솔직하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나는 개성도 개성이지만 창의성이 없다.. 물론 창의성이란게 천재들의 영감처럼 어느

한순간 앗!하고 오는게 전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해내서 떠올리고 깨달아야 된다는 걸 알기는 안다.

그치만 나는 그 생각하는 과정이 늘 1차원적이라고나 할까 틀에 박혀있어 새로운 걸 떠올리는게 어렵다. 누군들 안 어렵겠냐면..

이런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하라 켄야의 충고.

 

기묘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창조성이 아니다. 익숙한 것을 미지의 것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 감성 또한 똑같은 창조성이다.

형태나 소재의 참신함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틈새로부터 평범하면서도 은근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독창성이야 말로 디자인이다.

 

여튼 그래서 내가 생각지 못한 감성과 아이디어가 담긴 디자인 작품들을 보는게 좋다.

특히 <리디자인- 일상의 1세기>의 경우 전작품들을 다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소개된 것 중에 사토 마사히코의 출입국 스탬프는 스탬프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긍정적인 느낌표에 놀랐고,

멘데 카오루의 성냥은 디자인자체도 좋았지만 단순 자연보호에 관한 경고가 아닌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에게 새로이 마지막을 부여

하는 동시에 인간과 불과의 관계도 되돌아보게 하고자하는 의도에 감탄했다.  

츠무라 코스케의 기저귀도 좋았고, 디자이너들이 하라 켄야가 의도한 리디자인의 의미를 개성을 담아 잘 풀어 낸것 같다.

해외에서도 여러번 전시를 했다던데 나도 보고싶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하라 켄야의 디자인에서는 눈을 밟던 기억을 떠올리고자 한 '눈과 얼음'의 종이가 매우 아름다웠고, 시각을 넘어 촉각을 이용한

우메다 산부인과의 디자인도 너무나 좋았다. 내가 심플하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지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무인양품의 완벽한 지평선의 아름다움과 그를 얻기위한 노력, 포장 테이프로서 실용성과 동시에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한 아이디어도 좋았다.

 

쓰다보니 죄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놨는데 아무래도 지금의 나로서는 이게 한계고 이 책을 읽고 또 읽어야만 하라켄야가 직접적으로 전하고자 한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디자인의 정의,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는 아직 너무 어렵다..

하지만 디자인이 단순 보기좋고 실용적인 이미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안에 그것만의 감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은 느껴졌다.

 

중간에 일본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공감할 거리가 없었지만 (일본인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니) 이 부분은 하라켄야가 일본인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고.

 

하라 켄야 58년생이시던데 나이와 관계없이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 그리고 디자인에 감성을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점이

멋지고 본받고 싶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은 남는다는 것.

 

 

좀더 공부를 하고 다시 읽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