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키
존 윈덤 지음, 정소연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어느날 정원을 돌보던 데이비드는 아들 매튜가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처음에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가질만한 '공상속의 친구'와 대화를 하는가 보다 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대화 내용이 이상하다.

매튜는 일주일은 왜 7일이고 1년 왜 365일인지 '누군가'와 논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소들은 왜 이해하기를 멈추는지, 지구는 어디에 있는지 등 열한살짜리 아이가 궁금해하기에는 이른 질문들을 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이게 된다.

그런 매튜를 보며 데이비드 부부는 '공상속의 친구'에 너무 빠져버린건 아닌지, 아님 다른 무언가가 있는건지 걱정만 깊어간다.

 

'하지만 초키가 한 일이에요.' 

 
 

 재미있다. 감동적이였고 조금은 옛 향수가 느껴지는 글. 무려 1968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씌여진 글이니 당연할 지도.

음.. 뭐랄까, 영화 슈퍼 에이트를 보고 난 뒤의 느꼈던 아련함과 비슷한 것 같다.  

 

SF소설은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사실 소재적 신선함보다는 (이건 지금에서야 어쩔 수 없는거지만) 가족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소설의 주체는 정체불명의 '초키'지만, 소설의 서술자는 매튜의 아버지인

데이비드이고 초키로 인해 변해가는 매튜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오히려 더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매튜와 초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매튜를 보며 걱정하며 애가 타는 아내와 그런 아내와 매튜사이

에서 어느정도 중도역할을 하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아버지. 친구에게 상담하고, 정신과상담의 랜디스를

불러 조언을 구하고 동시에 매튜에게 상처를 주지않기 위해 초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실제로 읽어보면 매튜와 쵸키이야기와 부부이야기를 비롯한 데이비드의 이야기 6:4정도의 비율로 되어있는걸 알 수 있다.

즉 어디까지나 이건 '아버지'의 시점에서 씌여진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만약 반대로 매튜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었

다면 좀 더 직접적인 재미는 있었겠지만 지금같은 감동은 없었을 것 같다.

아이가 읽기에도, 어른이 읽기에도 좋을 그런 분위기말이다. 아이들은 적당히 노출된 초키의 이미지에 상상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고 어른들은 데이비드와 메리에 동감하며 흥미롭게 읽지 않을까?

 

그냥 내가 나이가 먹어서 그렇게 느끼는 건가 ^^;;

 

 

여튼 초키의 존재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소설(혹은 성장소설?)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더욱이. 만약 40년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엄청나게 신선한 SF소설이란 느낌을 받았겠지.

그래도 매튜가 초키의 언어전달자고, 매튜(어린아이)의 어휘력으로는 온전하게 말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어떻게보면 딱 빠져나갈 구멍을 기막히게 만든 기분도 들고 ㅎㅎ

 

 

다 읽고나서 영화로 만들기에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스티븐 스틸버그가 제작중이란다.

초키자체를 재밌게 읽은데다가 감독이 스틸버그여서 굉장히 기대가 된다.

 

엄~~~~~청나게 흥미진진했다!! 와우!! 이랬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세월이 지난후에 읽어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초키를 읽고나니 갑자기 요런 SF소설들이 읽고 싶어지는데, 

다음으로 존 윈덤의 데뷔작 [괴기식물 트리피드]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