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의 성대모사를 들으며 혜민은 부끄러워서 기절하고 싶었다. 되면 되지, 이제부터 하면 되지 하고 응원받았지만마음이 조급해졌다. 살아간다는 거 마음이 조급해지는 거구나. 욕심이 나는 거구나. 얼떨떨한 상태에서 오래된 옴잡이의마음이 점점 어려졌다.
차라리 집에 가서 『사기 열전』을 정독하며 인물 보는 눈을 기르는 게 낫겠다.가볍게 마시고 아름다운 원전을 읽는 일은 얼마나 운치 있는지, 그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할 수 있다면 좋을
"선생님이 말씀하시니까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모르겠어요. 내 견해일 뿐이지만, 나이 들어 물렁해진 건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당연히스트레스를 받지요. 당사자니까, 끄트머리에 서 있으니까. 그래도 오만해지지 맙시다. 아무리 젊어도 그다음 세대는 옵니다. 어차피우리는 다 징검다리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하는 데까지만 하면 돼요. 후회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