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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에게 받은 음악 1
카츠타 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홍보도 거의 안되고 있는 것 같은, 신간 순정만화 더미 중에서 발견한 만화.생각보다 썩 괜찮았을 뿐더러, 내용이 사실은 내 취향이다.^^(표지는 좀 별로지만)
장르를 굳이 획정하자면...
음악- 일본전통여관- 시트콤!!!
어린 시절 기녀일을 하던 어머니를 잃고, 일본식 전통 여관에서 자라온 소녀(중간에 "유부녀 "로 클래스가 급변경되긴 하지만;;) 우메코가 여관에서 일을 하면서 겪는 여러 사람들과의 잔잔한 해프닝이 주 내용이다.
재작년에 봤던 드라마 "웃는 얼굴의 법칙(아베 히로시, 다케우치 유코 주연)"이후로, 그리고 수 많은 일본 만화들에 의해 일본 전통 여관에 대한 로망을 키워온 나로서는 일본전통여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라도 흥미로운데, 무엇보다도 여관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씩씩한 소녀장사 우메코를 보면 기운이 난다.^^
이런 일본적인 배경에 이색적인 분위기를 띄워주는게 바로 여관집 주인 아들 "쿠라노스케".
과거, 신동 피아니스트였지만 불의의 사고(-_-)로 진로를 변경하고 대학 강사일을 하면서 여관에서는 늘 빈둥거리는 느물거리는 성격의 30대 초반의 남자. 이 사람을 둘러싼 음악이야기, 그리고 특유의 "식은땀-꿍시렁거림"이 재밌다.
(그러고보니 이 만화엔 작은 글씨의 오밀조밀한 개그가 많은데, 이런것을 눈여겨보는 것도 재밌다)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맨 처음엔 조연에 불과할거라고 생각했었다.-_-그러나...-_-;;)
물론 "노다메 칸타빌레"같이 본격적으로 음악을 주 소재로 하는 만화는 아니고 피아노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로 기능을 하는 정도,
가끔씩 쿠라노스케의 에피소드정도가 나오는 정도이지만, 만화 전체에 조용하고 다정한 피아노의 정취가 감돈다.
그림체는 투박하고 단순하다. 연출실력으로 미루어; 그림에 능숙한 경지의 만화가는 아닌 듯 하지만, 일본소설의 삽화에서 본 듯한 단정한 느낌이 드는데, 잔잔한 이야기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가끔 산만한 연출이 눈에 띄어서,(산만한 연출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죽여놓는다.-.ㅜ)
별 10개짜리 만화라고 할 순 없을 것 같지만,
피아노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일본적인 배경에 잘 녹인 만화인 점에서 마음에 꼭 들었고,
유쾌한 에피소드들도 개성있어서, 곧 나온다는 2권이 꽤 기대가 된다.
*인상적이었떤 것은 이곳 저곳을 다니며 그곳의 소리를 "그리고", 채집하는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음치유전의 어머니와 딸(우메코)의 이야기.
(음치임에도 자랑스러워하는 우메코가 귀여웠다)
(바로 이 할아버지! 여관의 뒷숲에 가서 그 곳의 소리를 듣고, 그림으로 그리게 된다)
간략하게 묘사된 간단한 그림이지만 실제 할아버지가 보고 느끼는 풍경과 소리가 들릴 것 같다.
왠지 이런 이야기와 분위기는 나의 로망속의 일본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개인 블로그에 끄적거렸던 글인데, 유리코님 리뷰를 읽고 저도 한 마디 올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