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엄마'라는 이름이 생긴 후,

엄마와 아이가 등장하는 풍경에서는

그것이 즐거운 장면이건, 가슴 아픈 장면이건

여지없이 울컥하다 눈물까지 흘릴 때가 많다. 

뻔한 내용이야,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찡한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신이 세상 모든 곳에 함께 할 수 없어 어머니를 보내셨다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엄마라는 존재는 참,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엄마에게 매달리는 어린 생명은 연약하다.

내가 엄마와 아이의 풍경에 늘 코끝이 시큰해지는 건,

우리 엄마의 딸, 내 아들의 엄마라는 자리에 서 보니

서로를 향한 그 애틋하고도 절실한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표시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참 가슴 아픈 책이었다.

아이를 두고 떠나야만 했던 엄마,

엄마가 있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온힘을 다해 몸부림치는 아이,

자꾸만 밀쳐내는 아이를 품어 주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또 다른 엄마.

아이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이야기지만,

그 셋의 심정이 모두 내 맘같이 여겨져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엄마를 잃고, 엄마를 기억하고,

새엄마를 밀어내고, 다시 그 엄마를 잃는 동안,

아이는 자란다.

붙잡고 싶지만 기어이 떠나고야 마는 그 시간 속에서

아이의 마음에 오롯이 남아 아이를 키우는 건

결국 엄마의 풍경이었다.

아빠의 등에 업힌 엄마의 모습, 엄마에게서 나던 비누 냄새.....

 

나를 자라게 한 엄마의 풍경은 무엇이었는지,

내가 아이에게 남겨 줄 풍경은 무엇일지

오래도록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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