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신 - 신의 부재는 입증되지 않는다
앤터니 플루 지음, 홍종락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평생 무신론자였다가 유신론자로 전향한 자의 입장이 담긴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앤터니 플루가 주장하는 유신론은 무신론을 넘어서지도 못했던 <이신론>이다. 

이신론이란, 신은 우주의 이법을 창조하고서 세상 돌아가는 일들은 이법에 맡겼다고 보는 근대 유신론이다. 갈릴레오, 뉴턴, 가깝게는 아인슈타인의 신 이해도 굳이 말한다면 이신론에 많이 가깝다.

궁극적으로 자연과학자들 중에는 이러한 자연의 이법의 기원과 출처에서만큼은 신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내가 왜 이책을 허접스런 반동의 책으로 보는고 하니 결국 이 책은 창조과학에서 옮겨온 지적설계론으로 안내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교한 자연법칙에 누군가는 창조주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우주과학이나 진화론에서도 언급하듯이 우리의 피조세계가 매우 정교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빈틈도 많은 불합리한 점 역시 많다는 점이다. 이미 도킨스가 <눈 먼 시계공>에서 상세한 비판을 가한 바 있긴 하지만 개리 마커스 역시 <클루지>Kluge를 통해 우리의 진화가 실수투성이들로 점철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만일 신이 있다면 아마도 술 한 잔쯤 걸치고서 세상을 창조했을 거라는 얘기다.

그런데 앤터니 플루는 마치 근대의 낡은 유신론이기도 한 그러한 이신론을 마치 현대의 무신론을 극복한 새로운 유신론이라도 되는 양 설명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순진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그러한 저서가 기존의 보수 기독교를 여전히 고착화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저서는 분명하게 반동적인 유신론 저서라고 할만하다.
이런 책들이 마치 최신의 이론인 양 홍보하는 것은 아마도 출판사가 노리는 마케팅 효과일 것이다.
보는 눈이 있다면 이에 넘어가질 않길 바라는 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창선 2024-01-1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받아 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이해는 하겠지만 지성의 최고의 정점에서 자신의 대부분의 삶을 무신론을 주장하는데 힘썼던 사람입니다 플루가 설마 댓글에 달린 아마추어 같은 생각을 안해봤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