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생태경제학 시리즈 1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십대들을 위해 쓴 책

난 제대로 알고있는 걸 얘기한다면 어떤 연령층과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걸 믿는 편이다. 상대방의 태도나 수준(?)은 다음 문제다. 알리고 싶은 마음은 눈높이를 지향하게 되어있고 진실은 통한다고 대체로 믿는 편이다. 우석훈은 이 책을 통해 십대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하고 있다. 책의 서문에 십대들과 이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는데 딱 내 수준이다. 얼마나 쉽고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책을 단숨에 들이켰다. 맞다 읽었다가 아니라 들이켰다. 

"<생태요괴전>이라고 이름 붙인 이 책에 내가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은 보통 말하는 십대들, 정확히 말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즉 한국 교육과정에서 중등교육 과정이라고 부르는 그 나이의 사람들이다" 

이 책은 12권으로 기획하고 있는 한국경제 대장정시리즈의 두 번째 묶음인 <생태 경제학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우석훈은 두 번째 묶음의 3,4권을 집필하고 있는 중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나머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싶다. 3권인가가 600쪽은 넘을 예정이라고 말하던데 뜨악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몇 번이나 서문과 목차를 갈아 엎으며 강행군 중인 듯하다. 
 

때 아닌 귀신(?)이야기 

이 책은 1부에서 요괴들을 빗대어 세계 경제상황속에서 생태적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드라큘라와 좀비, 프랑켄슈타인을 빗대어 세계의 메이저급 귀신들과 생태를 파괴하는 요괴들을 설명하고 있다. 생태경제학의 관점에서 근, 현대사를 이렇게 멋지게 비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귀에 속속 들어오고 가슴에 저리도록 박힌다. 2부에서는 한국의 개발요괴들의 문제점을 생태적관점에서 다루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돌파구는 없이 보이고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다. 그래도 우석훈은 십대들에게 희망을 건다.

이 책의 미덕이자 우석훈의 장점은 경제학자답게 현실적이라는 거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독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현실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대안과 실천이라는 것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적실한 예들이다. 어디에나 있는 생태근본주의자들처럼 이상적이어서 이미 도시화가 진행된 현실에서 도피말곤 해법이 없는 것처럼 설교(?)하거나, 겨우 피곤한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교조적이거나 윤리적 차원의 훈계에 갇히지 않고 있다. 

적어도 변화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10대들에게 대학진학을 위한 진로지도와 더불어 그 가운데 적어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0대들이 개발과 관련된 기업에 취직하는 게 아니라 문화생산자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가는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한다. 더 나아가 연대를 하고 홀로서지 말고 마을을 가꾸며 도시속에서 공동체를 이루는 대안경제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권면하고 있다. 

너무 늦은걸까? 아직 기회는 있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집에 돌아가 변기 뒤 물고이는 데다 벽돌을 하나 집어넣었다. 그래 차근차근 하나씩 다시 시작하는 거다. 곳곳에서 다시 나타날 퇴마사들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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