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과 기술이 만난 예술

미디어아트 - 예술의 최전선
진중권 엮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6월

 

살짝 낚인책이다. 한 저자에게 꽂히면 그의 저작들을 쭉 읽는 편이다. 이 책은 진중권으로 검색하니 떠서 몇 가지 책과 함께 주문했다. <교수대 위의 까치>와 <진중권의 이매진>과 함께 주문한 책이다. 앞의 두 권을 읽으며 진중권의 미학자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근데 이 책은 '진중권 엮음'이었다. 아뿔싸.... 

진중권의 인터뷰가 메인이고 제일 많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다음에 구입하시는 분들은 조금 잘 살펴보고 구입하시길... 현대미술의 최첨단이라 하는 미디어 아트들의 거장들의 강연과 인터뷰가 담겨있다. 미디어 아트들의 폭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유익한 점도 있지만, 예술과 기술, 공학이 만나는 미디어 아트의 난해함과 어려움은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그 고민의 지점이 지난 미술사의 어떤 부분과 맞닿아 있는지와 미디어 아트가 고민하고 씨름하는 지점,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방향과 가능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성찰 등이 담겨있어서 담넘어 보듯 보기에는 그만이다. 전공자가 아니고 문외한이라 용어의 어려움도 있지만, 이미 우리 실생활에 들어와 있는 미디어와 기술, 공학이 예술의 세계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실험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솔직히 이런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시대를 앞서가고 시대의 고민을 선점하는 사람들의 분투도 보이고 아직 소년처럼 늙지 않는 그들의 꿈과 열정에 감탄이 나온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쁘게 흘러가지만, 세상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보고 새로운 시작으로 관찰하는 이들이 있어서 더 풍요로운게 아닐까?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에 미디어 아트를 볼 기회가 있으면 좀 더 열심히 자세히 볼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