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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닮아가는 영성 여행 길라잡이 - 그리스도인의 영적 성장을 위한 최적의 여행 안내서
M. 로버트 멀홀랜드 지음, 서원교 옮김 / 살림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일상(日常)에 지혜를 두신 하나님
일상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수영을 배울라치면 수영복을 고린다. 물론 수영모와 물안경도 수영복과 잘 어울리게 갖춰입는다. 수영장을 찾고 수강료를 지불하고, 코치의 말을 듣는다. 시키는 대로 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시간이 지나고 코치와 친해지면 질문도 하고 교정도 받는다. 이런 일은 기타를 배우던 테스니스를 배우던 동일하다. 어쩌면 원래 독학(獨學)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문제는 신앙의 영역, 영성형성의 과정에서 이 자연스러운 과정이 자주 무시된다는 점이다. 수영을 위해 장비를 갖추는 것처럼 기본적인 '준비'를 하지 않는다. 수강료를 지불하는 형태의 '헌신 내지는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다. 수영장을 찾고 새로운 코치를 만나는 관계의 '모험'또한 시도하지 않는다. 교회가 가르쳐오고 키워온 영성과 영성훈련의 과정이 너무도 개인적이고 '사유화' 되었다. 친밀하고 인격적인 것이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으로 오해되고 왜곡되었다.
'지도'가 필요하다.
<예수를 닮아가는 영성여행 길라잡이>는 지도(地圖)다. 요즘 네비게이션이 일상적이듯 아는 길, 혹은 모르는 길을 갈때도 지도는 유용하다. 아는 길이라면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모르는 길이라는 길 잃을 위험과 헤매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줄일 수 있다는 말은 지도가 있더라도 여전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단 말이다. 영성훈련에는 지도(地圖;Road Map)가 필요하다. 이 책은 좋고 훌륭한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예수를 닮아가는 영성여행 길라잡이>는 지도(指導)가 필요하다고 한다. 영성훈련은 원래부터 공동체적이고 사회적이여야 한다.
"영적 형성은 공동체적인 면과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이뤄진다. 그리스도안의 전인성을 향한 성장은 서로 돌아보아 그리스도의 전인성에 이를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다. 전인성을 향한 성장은 깨어지고 비참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구속하시고 치유하시고 변형시키시는 사랑이 알려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몸을 넘어서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186쪽)
영성은 누군가의 지도를 받으며 혹은 누군가를 지도하며 키워가고 키워지는 것이다. 조금 다른 것은 특별한 누군가여도 좋지만 하나님이 줄로 재어놓으신 내 삶의 구역 속에 이미 날 지도하고 날 형성할 사람들을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일상의 삶 속에서 허락하신 공동체를 얼만큼 급진적이고 역동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느냐의 문제다. 우리는 어린 아이에게서도 지도받고, 서로를 겸손하게 지도한다. 이것은 명령이고 책임이다.
개론으로, 입문서로...
멀홀랜드의 이 책은 아주 쉬우면서도 중요할 만큼 적당히 무겁다. 이 책을 읽고 '그래서 도대체 어떡하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고, 다시 한번 영성훈련이라는 여행(spiritual journey)이 어떤 맥락과 과정 속에 있어야 하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대학생들로 말한다면 1,2학년들에게 읽혀도 좋을 듯 쉽고 유익하고, 간사들로 친다면 신입간사훈련에서 읽혀도 좋을 만큼 풍부하고 해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