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회적 기업가의 꿈 - 사회를 바꾸려는 Social Shift Series 3
고마자키 히로키 지음, 이수경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업무가 과중(?)하긴 하지만 일찍 출근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책을 계속 읽고 있다. 난 새로운 개념이나 공부를 할때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책을 먼저 읽는다. 그리고 부분으로, 다음에는 세부적으로, 그리고 다시 큰 그림으로의 순환을 반복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내 안에 지식과 개념이 쌓이는 걸 경험하게 된다. 다독을 하는 편이고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한다. 텍스트가 되는 한 권을 깊이 있게 읽는 체질이 못된다.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도 동일한 방법을 쓰고 있다. <보노보 혁명>과 <아름다운 거짓말>은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폭 넓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들이었다. <프리윌>과 <젊은 사회적 기업가의 꿈>은 '한' 사회적 기업이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되었고, 성장해 왔으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탄생의 과정에서의 숨은 에피소드들, 좌절과 절망, 그리고 새로운 출발. 한 사람의 꿈이 여럿의 꿈이 되고, 그 꿈이 현실과 사회를 실제적으로 바꾸는 과정에 대한 진솔하고 생동감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젊은 사회적 기업가의 꿈>은 '병아육아'문제를 고민한 한 청년이 만든 사회적 기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여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고, 생동감 넘치고 감동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이 사회에는 아직도 무수한 사회문제가 새까만 벌레처럼 내평개쳐 있고, 아까 내가 그랬듯 다들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치고 있다"(13쪽)

한 젊은이가 일상에서 겪은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가능성은 아예 없다"(13쪽) 이 책은 그 문제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한 청년의 도전기이다.

"비즈니스업계에서 인재와 노하우를 받아들인  NPO는 그때까지 '운동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사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NPO에서 소셜 엔터프라이즈나 소셜 벤처로 체질이 전환되었다"(52쪽)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이 지점이다. 작년까지 나는 운동을 해 왔다. 이제는 '사업' 비스무르한 걸 배우고 하고 있다. 이 두가지를 통합할 수는 없을까? 문제를 바꾸려는 의식과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 그리고 그 과정이 이윤으로 환원되고, 더 많은 사람을 참여시킬 수 있는 재정구조를 확보하는 것, 이게 요즘 나의 화두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고민을 먼저 한 동지이자 선배로부터 아주 가까이에서 조언을 듣도록 해주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기업이 단순히  NPO의 돈줄이 아니라 대등한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NPO는 기업에게 그것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적과 강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국은 자신들의 사업모델을 확립하고, 실적을 내고, 미디어에도 나가서 브랜드를 쌓아야 한다. 대기업이 얕본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우리가 너무 약하다는 단적인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118쪽)

하나의 아이디어가 운동의 형태를 띠고 난 다음 시점에 문제가 되는 지점이다. 그 운동을 지속할만한 인력구조와 재정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는 거다. 기부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것 이상의 '생산적이고도 역동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 지점에 대해 저자가 '병아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도움을 많이 얻은 부분이다. '그럼 난 어떻게?'라는 의문이 여전히 남긴 하지만 적절한 조언이다.

"적은 돈과 인재로 사업을 추진하는  NPO야말로 마케팅 같은 전략적인 사업운영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괜찮으시다면 마케터로서의 제 능력을 플로렌스에서 펼칠 수 있을까요?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145쪽)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인 운동으로서의 묘미는 사람을 자극하고 흥분시킨다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은 각각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적은 재정으과 인력으로 시작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거다. 효과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취지와 의의와 방향을 알리는 것,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사람을 동참시키는 것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시작한 병아보육 사업 '플로렌스'의 취지를 알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기로 한 사람과의 만남, 감동적이고 도전적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계속 꿀 수 있는 재정구조와 인력구조를 만들었고, 여전히 새로운 변혁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무언가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고 지금하고 있는 일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사람, 오랜 동안 빠져 나올수 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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