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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걸린 마을 (양장) - 깜지의 동화마을 여행
황선미 글, 조미자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깜지의 동화마을 여행이라... 어린 시절부터 많은 책으로 즐거움을 주었던 작가들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설레었다. 나는 어렵지않게 표지의 그림자 인형들에서 피터팬과 삐삐를 찾아냈고 책이 도착하는 걸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책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말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삐삐와 피터팬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기만 했다. 볼일을 보러 나갔다 서점에 들러 책의 첫부분을 후다닥 읽었다.
첫 문장부터 동화는 읽는이를 사로잡는다. "...놀이를 끝내지 못한 건 바람뿐이었다...." 풍경이 저절로 그려지는 문장들에 이끌려 어느새 첫번째 챕터를 읽고 나서 간신히 책장을 덮었다. '나머지는 집에서 편하게 읽어야겠어'라고 결심하면서.
동화는 상상력으로 써 내려간 작품이며 이번 작품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어린이책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창조한 작가의 어린시절이 만나고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건망증 작가와 그 작가가 창조한 인물인 깜지가 같은 공간에서 벌이는 이야기. 이 책에는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황선미님의 전작인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주문에 걸린 마을을 다 읽고 나서 저절로 장면이 떠올려졌다. 건망증이 심한 약간 뚱뚱한 작가가 울타리를 겅중겅중 뛰어넘고 '눈이 새까맣고, 털이 빛나는, 매우 재빠른 쥐'가 헐레벌떡 그 뒤를 따르고 그 모습을 삐삐가 보고 있다면..... 무척 재미난 또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