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는 글과는 종류가 다르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글을 써 왔지만, 글 쓰는 것이 주요한 일이 된 지금의 나는 글 쓰는 것이 날이 갈수록 많은 고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처음에는 소재가 문제였고, 지금은 글을 어떻게 하면 끝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잘 읽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아직은 글 쓰는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글에 대한 공부도 부족하다 보니 갈증이 났다. 글 잘 쓰는 법이라는 다양한 책이 있었지만, 영 책을 고르는 솜씨가 없어서인지 내 갈증을 해결해주지는 못 했다. 내 무지 탓이리라. 그러던 차에 만난 책이 바로 존 맥피의 '네 번째 원고'였다. 갈증은 해결되라고 있는 것이었다. 존 맥피의 구조에 기반한 글쓰기의 과정을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존 맥피는 미국에서는 잘 알려진 논픽션 작가이다. 그는 논픽션이 자리를 잡지 못했던 1960년대부터 타임, 뉴요커 등에 기고하면서 논픽션을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게 했다. 그리고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쳤다. 그의 많은 제자들이 '구조'에 기반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나는 존 맥피에게 직접 사사받지 않았지만, 네 번째 원고를 읽으면서 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사실 학교에서부터 우리는 글을 쓸 때 '기승전결'이라는 구조가 글의 흐름을 이끌어 간다는 것을 배웠다. 나도 배웠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글에 적용할 지에 대해서는 나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다. 존 맥피는 이 미지의 영역을 본인이 실제 썼던 글을 위해 잡았던 구조들을 가지고 이야기해 준다. 구조를 잡기 전 그는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가를 읽어나가다 보면 그 모든 내용을 머리 속에 모두 집어 넣고 싶어졌다. 열심히 읽고 줄 긋고 메모하면서, 그가 한 말들로 떠오른 글쓰기 착상들을 메모해 나갔다. 나에게는 그의 말들이 바이블 같았다.
그의 사사 덕분에 나의 마지막 글은 수월하게 풀려나갈 수 있었다. 그가 낸 첫 번째 숙제를 잘 푼 기분이다. 앞으로 숙제의 난이도는 더 높아지겠지만 그건 그 때 생각하겠다.
참고로 나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갈증을 느끼고 있는 '구조'(목차로는 연쇄, 구조) 부분에 가장 꽂쳤지만, 이 책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있다. 편집자와 발행자와의 관계(그가 활동하던 시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터뷰를 잘 하는 노하우 등도 만나볼 수 있어 버릴 부분이 없다. 논픽션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줄쳐 가며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존 맥피님의 개인 사사를 받을 예정이다. 오늘은 복습.
맥피님이 내주신 숙제도 잘 마쳐야 할 텐데...
글 쓰는 양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일단 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