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소설
댄 헐리 지음, 류시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순간을 놓치지 말라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바로 이것이었다. Carpe Diem! 이 순간을 잡아라! 엄밀히 하자면 댄 헐리의 60초 소설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말이지만, 나에게 있어 그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여겨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몇 장을 읽으면서 정말 돈버는 방법은 가지가지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이런 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단 말야?!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별별 사람이 다 있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런 아이템으로 벤쳐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그야말로... 속물 중의 속물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었단 소리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이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나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버릇이 바로 책을 읽으면서 내용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나, 그리고 이 사회(-_-)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명하자면, 댄 헐리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이런 생각이 든 것뿐이다.

하지만 나 역시 심장이 완전히 돌덩어리로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며 드디어는 댄 헐리의 순간적 기지에 감동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앞에 앉은 사람의 삶 중에서 단지 한 순간만을 듣고 그것을 앞뒤, 그리고 옆으로 발전시켜 1분만에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의 재치와 상상력. 그에게 있어 1분이라는 시간은 완벽한 하나의 인생을 창조하는 시간, 다른 사람의 한평생을 압축시킨 시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창조한 이야기는 거의 언제나 의뢰인이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뢰인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지만, 댄 헐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의뢰인의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잡아낸다. 의뢰인의 소망, 희망, 불안함 등을-. 댄 헐리는 이러한 심리상태를 자신의 이야기에 녹여내, 미래의 희망이나 과거의 추억 등으로 의뢰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결말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했다. 이것은 자신의 이야기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신이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과정을 담고 있는 1초 소설은 자신의 소망을 결말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가 창조한 이야기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영화 같은 반전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아마 그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기고 싶은 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나에게도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의 점을 앞으로, 뒤로, 옆으로 늘려 3차원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바람. 그리고 그 가운데 나의 소망을 담을 수 있는. 댄 헐리씨! 나도 60초 소설 써줘용..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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