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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혁명을 - 초록 눈 아나키스트와 꿈꾸는 자유영혼 나,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박호연 지음 / 산지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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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아기를 낳아 기어 다닐 때부터 풀어 키운 이야기에서 나는 혁명을 보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저자의 목소리로 들으시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한 대목만 귀띔할까 한다. 첫애 1학년 가정방문 이야기. 한 반 아이들 모두를 끌고 가정방문 다니시는 선생님 덕에 아이들이 산길을 걷고 걸어서 찾아온 이야기는 다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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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제국
강혜순 지음 / 다른세상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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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순 교수가 지은 <꽃의 제국>. 나는 이 책을 산 다음, 여러 번 보았다.

 

우리 부부한테 너무 필요한 책이었다. 우리 부부는 농사지으며 농작물 꽃에 느낌이 확 꽂혔다. 야생화 도감은 많은 데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농작물꽃 도감은 없었다. 누군가 그 작업을 하겠지 하고 기다렸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럼 우리 부부가 한번 시도해보자. 그렇게 마음먹고 농사를 지으며 해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우리 부부가 가진 식물학 지식이 짧다는 걸 절감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제 다시 대학에서 식물학을 공부할 수는 없는 노릇. 인터넷 서점을 뒤져 우리가 원하는 꽃 관련 책을 찾다가 알게 된 게 바로 <꽃의 제국>. 이 책은 식물 일반에 대한 것이지만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썼다. 우리가 농작물 꽃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공부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원고를 써 가면서 어떤 원고 꼭지는 교수님한테 직접 감수를 받기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덕분에 글을 정리하는 데 한결 탄력을 받았다. 이제 8년째 이어지던 우리 원고 작업이 막바지다.

 

그러던 참에 마침 지방에서 교수님이 강의를 한다는 걸 알고 강의장에서 직접 뵐 수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가져간 책 사인도 받고, 강의를 들었다. 책에서 익숙하게 보던 내용이지만 말로 들으니 한결 생동감이 들고 행복했다. 꽃 그 자체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듯이 꽃에 대한 강의 역시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강의 끝나고도 따로 시간을 내주셔서 여러 이야기까지 폭넓게 나눌 수 있었다. 우리 욕심 같아서는 원고 전체 감수를 받고 싶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너무 바쁘신 분이라 일부라도 감수를 부탁드렸다. 기꺼이 허락을 해주셨다. 꽃으로 맺은 인연, 좋은 결실로 맺어지지 않을까.

 

<꽃의 제국>이 더 멀리, 더 깊이, 더 오래 사랑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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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장님의 귀농귀촌 특강 - 시골 이장이 들려주는 시골살이의 정석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50
백승우 지음 / 들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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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리뷰를 하나 쓴다. 책이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따끈따끈한 느낌이다. 이 글을 이 책의 저자인 백승우 선생이 보리라 여기면서 쓴다. 가능하면 서로 피드백이 되면 좋겠다. 알라딘 서재에도 올리고, 내 블로그에도 올린다.

 

이 책은 한마디로 몸으로 쓴 책이다. 책상머리 앉아서 자료를 뒤져 가며 쓴 게 아니라, 흙과 작물을 어루만지고, 풀과 씨름하며 또 이웃들과 부대끼며 토해낸 글들. 몸으로 쓴 책답게 술술 읽힌다.

 

이장님 특강은 소재가 참 다양하다. 전체가 4부로 되어 있지만 특강을 굳이 처음부터 다 들을 필요는 없으리라. 나는 이장 이야기가 가장 궁금하여 먼저 보았다.

요즘은 귀농 귀촌한 사람들이 이장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귀농귀촌이 하나의 희망이듯이 새로운 이장들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도 은근히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마지막 꼭지인 큐바 유기농 유람기를 한달음에 보았다. 기회가 되면 나도 무척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충분히 대리 만족이 되었다. 이젠 저 멀고도 먼 큐바를 굳이 가지 않아도 되겠다. 이것만해도 나로서는 이 책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그 외에도 몸으로 부대끼며 겪은 여러 소중한 경험들을 저자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강의를 한다. ‘시골길같은 주제는 아찔하다. 앞으로 귀농 귀촌을 할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미 시골로 내려와 살고 있는 사람들도 같이 보면서 공감을 나누면 좋겠다.

 

글이 쉽지만 전체적으로 결코 녹록한 책이 아니다. 그건 아마도 오늘의 농촌과 농업과 농민의 현장을 보여주기에 그럴 것이다. 척박한 현실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얼마나 어렵겠나.

 

이 책 저자와 구체적으로 나누고 싶은 피드백은 농민 기본소득제. 한 꼭지를 할애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서두가 너무 길어 간만보다가 만 느낌이다. 이런 정책은 이제 녹색당 같은 소수 정당의 정책으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요즘은 성남시와 서울시에서도 청년기본수당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가. 꿈같은 일이 아닐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 믿는다.

 

이런 건 어떨까. 저자가 시골이장 삼년 차라니 제안 하나 하고 싶다. 우선 뜻이 잘 통할 수 있는 농촌 이장들이 모여 농민 기본소득제를 논의해보면 어떨까 싶다. 내가 저자한테 직접 듣고 싶은 특강 주제이기도 하다.

 

언젠가 농민 기본소득제가 실현된다면 저자는 아마도 까칠함을 벗고 넉넉하고 수더분한 이장님으로 우리 곁에서 빙그레 미소로 특강을 대신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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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 강렬하고 아름다운 매혹의 춤 살림지식총서 313
배수경 지음 / 살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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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얼마 전부터 탱고를 배우기 시작했다. 혼자 연습하는 모습을 곁에서 슬쩍슬쩍 보니 나 역시 구미가 당긴다. 춤이라면 나는 막춤밖에 못 추는 춤치(癡). 이 참에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 않겠나.

탱고는 남여가 함께 추는 춤. 집에서는 딸의 파트너가 될 사람이 아버지인 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 자연스럽게 조금씩 탱고를 익히고 있다. 아버지로서 다 큰 딸과 탱고를 추는 맛이 참 좋다. 딸에게 한 동작을 배운 다음에는 아내와 함께 춘다. 탱고는 한 곡 추는 데 보통 3분 남짓. 나는 아직 초보라 길어야 두 곡을 넘기가 어렵다.

마음처럼 내 실력이 쉽게 늘지 않는다. 나이도 나이인데다가 ‘몸치’에다가 ‘음치’ 게다가 ‘사람치’까지 있는 나로서는 쉽지 않는 춤이다. 사람치는 사람에게 바싹 다가가는 걸 불편해하는 사람을 말한다. 탱고처럼 서로의 몸을 밀착시키는 몸짓은 사람치인 내게는 참으로 어려운 동작이기도 하다. 남모르는 여자라면 과연 내가 탱고를 출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솔직히 딸보다는 아내가 더 편하다. ㅎㅎ 이런 나 자신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넘자면 나로서는 먼저 이론적인 무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탱고에 관한 책을 검색했다. 춤에 관한 책은 많지만 탱고만을 다룬 책은 단 한 권. 배수경이 지은 <탱고, 강렬하고 아름다운 매혹의 춤>이었다. 출판사(살림)가 제공하는 짧은 책 소개만 보고도 마음에 들었다. 곧바로 사서 한달음에 다 읽었다. 책도 얇은데다가 내가 궁금해 하던 탱고에 대한 개괄적인 정리가 잘 된 편이다.

게다가 저자의 글 솜씨도 좋다. 그러니까 머리로 쓴 게 아니라 몸으로 쓴 글이라고 할까. 술술 읽힌다. 그리고는 조금 지나 또 한 번 읽었다. 처음 읽은 게 호기심이라면 두 번째는 영감이 오는 문장이라면 곱씹으면서 읽게 된다. 마치 내 앞에 저자가 있고, 그이와 내가 탱고를 추는 맛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100쪽도 채 안 되는 두께지만 지은이의 땀과 열정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 고마움에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따뜻한 답장도 받았다.

책 가운데 강렬하게 기억되는 두 문장은 ‘하나의 가슴과 네 개의 다리’, ‘즉흥적이고 창조적인 춤’이다. 앞부분은 아내와 관계를 좀더 발전시키는 데 아주 소중한 울림을 준다. 부부는 일심동체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탱고는 이를 몸으로 말해준다. 땅게로(탱고 추는 남자)의  상체에서 시작된 가슴의 몸짓이 하나로 모아지면서 그 흐름이 두 사람의 네 다리로 자연스럽게 흐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까 두 사람이 움직이지만 한 사람이 움직이는 거랑 같은 몸짓이 된다. 나로는 아주 잠깐씩만 이런 순간을 맛보지만 춤에 좀더 익숙해진다면 더 깊은 내용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즉흥적이고 창조적인 춤’이라는 말도 참 좋다. 몇 가지 기본 틀만 익히면 여기서 무한을 창조할 수 있다니 탱고는 쉽게 물리지 않을 춤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나. 태어나고 성장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늙어가는 몇 가지 틀이야 사람마다 다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그 즉흥성과 창조성은 무한하지 않는가. 그러니 탱고는 사람을 빨려들게 하는 그 무엇을 가진 춤이다.

이 책을 두 번 보면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탱고를 누군가에게 강습을 받지 않더라도 집에서 연인끼리 동영상으로도 익힐 수 있게 편집이 되었더라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다. 저자 역시 앞으로 더 심층적인 탱고 책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고 있듯이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이왕 서평을 쓰는 김에 한 마디만 더 하자면 땅게로와 땅게라(탱고 추는 여자)가 함께 탱고를 추듯이 두 사람이 한 권의 탱고 책을 쓰는 것도 제안하고 싶다. 지은이와 탱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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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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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동면으로 접어드는 계절이다. 늦게 일어나 느지막이 아침 먹고, 활동을 적게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대신에 겨울은 마음과 영혼의 양식을 얻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그동안 사실 내 코가 석자라고 책 원고 마감한다고 독서다운 독서룰 못했다. 그동안 많은 책을 보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쓰는 글에 필요한 내용을 집중해서 보게 된다. 책 읽기를 즐기기보다 일로서 읽는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지금은 책 읽기를 즐긴다. 내용을 즐기고, 글쓴이 마음을 느끼며, 사진과 빈 여백 더 나아가 디자인까지 여유롭게 본다. 요즘 즐겁게 보는 책이 박준이 지은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다. 캄보디아 여행기다.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먹는 것도 잠자리도 불편하다. 가끔 여행지에 만나는 여러 신기한 모습에 흥미를 느끼기는 하지만 이는 잠깐이다. 오히려 실망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나보다 먼저 여행지를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다. 사진가나 다큐멘터리 촬영자들이 잘 찍은 모습을 보고 현장을 가보면 그 감동을 누리기가 어렵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가장 감동스러운 순간을 영상으로 남긴다. 글로서 꼼꼼히 기록한 여행기를 읽어도 마찬가지. 여행기를 읽고 여행기보다 더 감동이 되는 여행을 하기는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여행보다 여행자들이 남긴 기록을 더 좋아한다.  

써바이는 캄보디아 말로 ‘행복하다, 즐겁다’라는 말이란다.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삶이 저자의 눈으로 잠잠하게 펼쳐진다. 한비야 여행기가 격정적이라면 박준의 여행기는 관조적이다. 자신의 내면에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이 메아리가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책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를 읽다보니 나로서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러니까 캄보디아 사람들이 겪는 가난과 행복은 우리네 60년대와 조금은 비슷하다. 돈 벌기는 지독히 어렵지만 돈으로 인해 궁핍한 삶이 아닌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삶.

이를 테면 내 어린 시절과 비슷한 내용으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캄보디아인들이 귀한 음식으로 쥐고기와 뱀고기를 먹는다고. 내가 자라던 시절에는 쥐는 먹지 않았지만 참개구리를 열심히 잡아먹었다. 내 동무들 가운데는 뱀 고기를 잘 먹는 아이도 있었다. 과자가 없어도 아이스크림이 없어도 배고프면 산딸기나 오디를 따먹고, 아카시 꽃도 즐겨 먹었다. 밤이 긴 겨울에는 무를 깎아먹고 너도나도 방귀를 뀌면서 즐거워하곤 했다.

그럼에도 캄보디아 아이들과 다른 점이라면 우리는 ‘즐겁다’는 표현을 안 했다. 그냥 말없이 만족했다. 그런데 이 곳 아이들은 저자 말을 빌리면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라고 자신들의 느낌을 표현한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건 아주 좋은 훈련이라고 나는 믿는다. 힘든 감정은 드러내면서 풀어버리고, 좋은 감정은 나누면서 둘레를 밝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캄보디아 사람들 삶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우리나라 사람으로 캄보디아에 가서 봉사하며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 했다. 굶는 아이들에게 밥 퍼주는 사람, 이빨을 고쳐주는 사람, 우리말을 가르쳐주는 사람...그 하나하나 삶이 다 귀하고 흥미롭다. 어느 구절에서는 한 줄을 읽고는 오래도록 글이 아닌 삶이 주는 깊이를 되새김질 해본다.

“전에는 괜찮아지고 싶어서 괜찮다는 말을 했다면

지금은 괜찮아서 괜찮다고 말해요.

무엇을 해도 다 괜찮은 내가 됐어요.”

그야말로 써바이 써바이다. 이 나라 사람들의 삶의 철학이 외지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러기에 돈은 적지만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기존중감을 크게 갖는다.

다만 봉사가 아닌 현지 주민의 이야기가 좀더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싶다. 책 속 사진에서 보듯이 오토바이 한 대에 온 가족이 다 타고, 승합차에는 사람이 짐짝처럼 빼곡히 들어차고도 모자라 지붕까지 사람으로 넘친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아찔하다. 책이 아닌 직접 내 눈으로 이 장면을 본다면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렵겠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속도와 편리함으로 몰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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