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정한 편견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5월
평점 :
지치고 힘든 일상에 달콤한 휴식은 없을까. 덥고 짜증이 밀려올 때 나무그늘 같은 휴식이 있을까. 그런 휴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 [다정한 편견]을 권한다.
2쪽으로 짧고 간결한 이야기는 소화불량처럼 느껴지는 하루를 위한 까스활명수다. 영혼에 다가오는 향기가 진하다. 문득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의 글이다. 노을이 있고 흙을 밟고, 어머니가 있고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있다.
삶의 무게가 무거운 것이 아니라 등짐지고 가는 아버지의 가족을 위한, 이웃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편견’이라는 말의 사전적의미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다정한’은 정이 많다는 것인데 ‘다정한 편견’은 그럼 무엇일까 하니 가령 이런 것은 아닌지 싶다.
찬란한 슬픔의 봄
소리없는 아우성
고와서 서러워라
세상을 향한 역설 편견을 사랑하는 손홍규 소설가의 목록이 사람의 소리로 울려온다. 뜨거운 청량감이다. 이 책[다정한 편견]은 그래서 좀 오래 오래 내 가방에서 파우치며, 수첩, 볼펜과 동거동락을 할 것 같다. 지하철 한 역을 지날 때 한 편을 읽으며 긴 여행이든 짧은 여행이든 스마트폰 대신 함께 하면 좋겠다.
179쪽에 보면 진실과 진심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이 간다.
-진실과 진심은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가아 밖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모든 진실과 진심은 눈에 보인다. 안 보인다고 우기는 자들도 사실은 보는 중이다. 무척이나 부드러워서 느끼지 못할 뿐이다.-
사필귀정이란 말을 좋아하는 나는 진실과 진심은 당장은 전해질 수 없어도 묵으면 진해져서 반드시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 이것 또한 나의 편견일 수 있다. 그래서 혹 아니라고 이런 편견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누군가를 속이고 미워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그런 사람들을 또 안타까워하는 편견을 갖기도 한다. 이런 나의 편견이 오늘은 어쩐지 [다정한 편견]옆에 나란히 서도 당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