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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7
탕무니우 글.그림, 남은숙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게 뭐야!
이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쿠시라는 인물은 드디어 작은 마을 공원의 텅 빈 곳에 사흘을 걸려 마을 동물들이 그토록 원하던 조각을 만들어 놓지만 정말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어서 실망을 안겨준다. 그런데 이 물음의 답은 한 계절이 지나고 ‘이게 뭐야!’하는 느낌표를 갖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강박증과 고정관념을 만날 수 있었다. 첫째,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 둘째, 어떤 일을 할 때 일사천리로 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에 위배될 때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허전한 것을 싫어하고 그러면서 틀에 매이는 것은 싫다하고 빨리 빨리 해야 한다는 것과 어떤 것은 이러 이러해야 한다고 고정관념을 가졌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 즉, 일반인과 작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만 그 어떤 일에 집중하는 태도가 다를 뿐. 누구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 모습이 달라서 일 뿐.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쿠시라는 인물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조각가 혹은 그런 예술인들의 모습과 행동을 다 알아줄 것을 기대할 필요는 사실 없다. 보통의 사람들이 갖는 그런 생각을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 ‘아, 나도 실은 이렇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기존의 갖고 있는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작가라는 기준을 두고 볼 때 그들이 한가롭게 낚시를 하는 것 같고 잔디밭에 멍하니 누워있는 것만 같게 보이는 그런 모습은 사실 깊은 명상에 잠긴 모습이라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그러고 싶어 하면서 그런 모습을 질타한다. 마치 개미와 베짱이처럼. 개미가 있으면 베짱이도 있듯이 생각에 탄력성을 부여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또, 기다림의 미학이다. 많은 것은 현재에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답을 준다는 것이다. 아주 우스운 이야기로 “딱 보면 안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예술 작품은 좀 다른 것 같다. 살아서 빛을 못 보고 사후에 빛을 보는 작품이 너무도 많다. 그러므로 우리가 심미안을 좀 더 폭넓게 늘릴 이유인 것이기도 하다.
그럼 이 책의 결론은 대략 심미안도 넓히고 다름을 인정하고 기다려 줄줄 아는 ...그러고 보니 이 글을 읽으며 “이게 뭐야? 이게 뭐야!”하시지는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