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 국어 선생님을 공부하게 만든 학생들의 상상초월 질문 퍼레이드 101가지 질문사전
강영준 지음, 아방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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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205쪽)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김현승. 「가을의 기도」중에서

 

'-소서'로 된 어조를 '-다'로 바꿔 볼까요. '가을에는 사랑하고 싶다. 오직 한 사람을 택하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고 싶다.' 위의 시에서는 시적 화자의 어조가 어떤 절대자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처럼 기원의 의미를 지니지만 바꾼 문장에서는 화자의 의지와 바람을 나타내는 소망의 의미로 바뀝니다. 어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시적 화자의 어조는 시의 주제를 강조하거나 시적 화자의 태도를 반영하는 역활을 해 줍니다.

 

 

제목과 부제처럼 정말 국어 선생님도 궁금할 만한 101가지 문학 질문의 답을 책으로 엮었다. 고전시가, 고전 산문·소설, 현대시, 현대 소설 부문으로 나누어 중·고등 국어와 문학 교과서를 꿰뚫는 모든 질문에 답을 하고 있고, 국어 선생님도 공부하게 하는 학생들의 상상초월 질문에 성실한 답변을 하고 있다. 또, 뜬금없는 질문을 통해 질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질문하여 답을 하면서 더 보충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101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아직 공부가 한참 부족하구나. 공부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질문하면 선생님은 정확한 답을 해야 한다. 어설프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면 선생님의 신뢰도가 떨어져 누가 믿고 따르며 공부를 할까 싶다. 질문하면 줄줄 꿰어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것도 어려운 일이다. 솔직하게 책을 펼쳐 들고라도 “국어 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 사전에 이렇게 되어있구나…….”라고 알려주는 것이 현명하다. 민망하다면 이 책을 여러 번 읽어 숙지하고 답을 하면 더욱 좋을 일이지만.

 

초등학교 때는 국어가 제일 쉽다고 말하고 중학교에 가면 좀 다르게 말한다. 초등 국어 문제들은 대부분 글 내용 안에서 문제를 풀고, 다른 질문을 한다고 해야 독자의 생각이나 느낌을 쓰는 정도다. 생각하기 싫어하고 길게 쓰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그런 질문은 아예 모른다고 빈칸으로 남긴다. 교재가 있다면 앞부분에 그런 질문에 대비한 답안들이 설명으로 다 쓰여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중학교에 가면 문제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내용 외에도 이 책에서 다루는 질문과 같은 내용을 문제로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어 학생들도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좋겠다.

 

만약 학생들이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을 정도로 선생님이 잘 가르치거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학생들은 궁금할 이유가 없다. 공부를 좀 하는 아이들만 가르친다면 진짜 선생님? 아니라고 하고 싶다. 잘 아는 아이는 아이대로, 모르는 아이는 아이대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뇌를 흔들어줄 필요가 있다. 써니텐도 아닌데 흔들면 터질까.

“얘들아, 우리나라 영웅은 알에서 태어났대. 왜 알에서 태어날까 달걀도 아닌데 혹 아는 사람 없니?”

“얘들아, 요새 유행하는 노래, 너희가 좋아하는 노래가 뭐니? 중세시대, 우리나라의 유행가는 뭐였을까?”

“시인이 시를 쓰는데 시적 화자는 또 뭘까?”

 

안 물어보면 쳐들어간다 쿵짜작쿵짝 하면서 질문 하나도 하지 않는 아이들을 오늘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신이 나게 흔들고 있다. 덕분에 난 뭘 좀 아는 선생님으로 통할 테고. 딱히 그런 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작가 강영준 선생님께 고개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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