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할머니가 돌아가신 밤 할머니의 방에서 유성처럼 빛이 하늘로 올라갔다. 할머니는 별이 되어 우리를 지켜본다고 믿으며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곤 했다. 그리고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하며 별을 세기도 했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손이 닿지 않아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볼까' 하였고 어린 시절이 지나 청소년기에는 '은하계에 어디쯤 우리의 지구처럼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제는 보이지 않는 별보다 인공위성을 보며 '우주로 여행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또, 문학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중에 윤동주의 "서시"에서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는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라는 싯구에서 별을 만나며 별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을 마음에 담곤 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별을 보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낮이든 밤이든 하늘을 바라보기 보다는 땅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에 그저 우주는 별은 마음 속 꿈이다. 누구나 갖고 싶어 바라보게 한다.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은 그렇게 동경이었던 것 같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꿈, 밤하늘의 별을 다시 보고 먼 우주로 여행을 했다. 잊고 살았던 것이 아니라 사실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티모시 페리스의 자전적 이야기 속에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었던 시간들을 되돌려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했고, 별을 노래했던 청소년기를 천천히 되새겨보는 우주와 내가 함께 하는 그런 시간들이었다.

 

 

해변가의 가난한 생활도 월세를 밀려가며 살던 그때에도 책 25쪽에는 '우리는 매우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았다. 작은 우리 집에서는 거센 바람에 노출된 바다포도 들판부터 청록색 바다까지 사방의 풍경이 환희 보였다. 밤에는 별들이 너무나도 초롱초롱 빛나 마치 불꽃을 탁탁 튀길 것만 같았다. 주황색으로 떠오른 달이 흰색과 은색으로 변해가는 동안 우리는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동생 브루스와 나는 매일 밤 쉿쉿거리고 쿠르릉거리는 파도 소리ㅡ모두 비슷하지만 똑같은 소리는 하나도 없는ㅡ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매일 아침이면 마찬가지로 끊이지 않는 독창적인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고, 우리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오히려 축복받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상상했다.'라는 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사람에게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고 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안에는 마음이 우주만큼 따뜻해서 차가워만 보이는 저 우주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 두려움이 아닌 우주 같은 호기심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한 사람을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티모시 페리스의 자전적 이야기여서 사진으로 우주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주어졌던 환경과 사람들에 관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본인의 꿈을 향한 노력, 상상력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만약 다른 분야라 하더라도 이와같은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참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은 '앵무새'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조카에게 전달할 생각이다. 티모시 페리스처럼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별을 품고 우주를 담는다면 정말 좋겠다.

 

수년 전 인천 무의도 해변에서 은하수를 본 적이 있었다.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이 머리띠처럼 길게 늘어섰던 걸 태어나서 처음보고 가슴이 뛰었었다. 티모시 페리스도 그렇게 자연 앞에서 가슴 뛰던 이야기로 오늘 밤 별을 보게 한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이다. 우주의 티끌이 아니라 별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줄 아는 그래서 우린 살아있는 지구의 별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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