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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개정판 ㅣ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1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99쪽~100쪽
나의 마음속에는 연민의 씨앗이 있다. 그가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 씨앗이 싹을 틔우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관세음보살이나 다름이 없는 사람이 된다. 위대한 연민의 정을 베푸는 관세음보살은 단지 하나의 관념이 아니라 현실 속에 실재하는 인간이다.
110쪽
비가 내릴 때 우리는 햇빛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 보면 햇빛을 볼 수 있다. 햇빛이 늘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새삼 깨닫는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분노와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대화하고 용서하고 연민의 정을 베풀 능력이 늘 거기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다. 화를 안고 사는 것은 독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고통스럽게 하며, 인생의 많은 문을 닫히게 한다. 따라서 화를 다스릴 때 우리는 미움, 시기, 절망과 같은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며, 타인과의 사이에 얽혀 있는 모든 매듭을 풀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책 표지의 글이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화가 나면 주기도문을 외운다. 마음이 불덩어리가 되어서 그런지 잘 외워지지 않는다. 계속 틀리면서 처음으로 다시 가서 외운다. 그러면 차츰 화가 가라앉고 틀리지 않고 외울 수 있다. 이처럼 화는 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여겨 신에게 의지하며 주기도문을 외웠던 것 같다.
<화/틱낫한/명진출판> 이 책은 사실 처음 나왔을 때 읽었고 또 때마침 내 안에 '화'가 생겨나고 있는 중 책이 2판(리에디션) 1쇄로 2013년 4월에 발간되어 기쁜마음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1판 1쇄가 2002년 4월이니까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이다. 그때는 지금보다 젊었으니 아마도 마음에 덕보다는 화가 더 많았을 나이였던 것 같다. 책을 읽는 것으로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책의 첫 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타인과의 부딪힘이나 욕구에 대한 불만족, 과다한 경쟁, 잦은 스트레스로 가득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먹는 음식이 그랬을 것 같다.
책에서는 닭의 경우를 들고 있는데 좁은 닭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자란 닭을 먹으니 그 화가 우리 몸에 축적될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음식은 정성이라는데 마구 자란 먹거리가 건강도 정신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스님은 좀 비싸더라도 무농약 유기농으로 적게 먹으라고 한다.
솔직히 이제는 '화'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화는 상대방이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 참지 못해 터트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령 누군가 나를 화나는 상태로 몰고 갈 때 내 스스로 그 '화'의 근원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말씀이 5장에 있다. "감정을 추스르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다. 화를 그윽한 마음으로 감싸 안아야 하는데 적이 아니라 아기처럼 생각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사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연습니다. 남을 탓하지 않게 되거나 화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화가 습관이라면 그 화를 멈출 수 있는 것도 연습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상대를 미워하거나 앙갚음을 하게 되면 그 화는 다시 자신을 더욱 괴롭히고 더욱 갈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화가 나는 상태가 된다면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 하는 것이다.
쉽지 않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화를 감추고 애써 태연한 척하지 마라"라고 한다. '당신 때문에 화가 났어, 고통스러워'라고 할 때 비난과 응징하는 투로 말하지 말고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기를 권한다. 미움은 미움으로 돌아오니 용서의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고통을 맛보지 않으면 연민의 정을 기를 수 없고, 행복을 제대로 음미할 수 없다. 고통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고통을 감당하는 것 또한 하나의 수련이 된다." 라는 말을 통해 스님은 얼마나 많은 수련 속에 계신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스님의 말씀이 얼마나 지당한지 날이 갈수록 나는 느끼고 있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아도 어느 땐 동물적 본능에 충실할 때가 있다. 생각보다 욕구가 앞서기도 한다. 성내고 욕심부리고 ...그래서 고통이라는 것을 신이 주셨는지도 모른다. 왜 나는 남보다 더 고통스러운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아직 사람이 덜 된 것이라고 나는 깨닫고 있다. 무엇이든 다 나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 느껴진다.
책은 PART 1 "화 좀 안내고 살 수 없을까" 에서는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다. 그리고 PART 2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에서는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갖고 상대에게 선물로 돌려줄 수 있는 지혜를 가지라 한다.
"인생에서 '관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상대방이 나의 말을 듣지 않고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때는, 수련을 계속하여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면 된다. 그러면 오래지 않아서 그 사람과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우리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처럼 나는 이 말 대신 '내가 고운 표정을 해야 다른 사람도 고운 표정을 한다.'라고 하고 싶다. 마음엔 독을 품고 입으로는 웃으며 말한다고 모를리 없다는 것이다.
책의 부록에 "화를 다스리기 위한 네 가지 방법"에 대해 이렇게 적어 놓았다. 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맹세로 스스로와 타인에게 평화의 조약과 다짐을,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다섯 가지 훈련으로는 1. 삶을 존중하기 2. 너그러움 3. 성에 대한 책임 4. 깊게 귀 기울이기와 사랑의 말 5. 의식적인 소비에 대해, 화를 다스리기 위한 호흡법에는 화를 깊이 들여다보며, 부모님에 대한 화를 씻고 관계를 되돌리기 위한 명상을 하며 들숨 때는 "안으로" 날숨 때는 "밖으로"라고 말하며 마음을 진정 시키고 의식을 자각하며, 몸의 긴장을 푸는 에너지 만들기는 발, 다리, 손, 팔, 어깨, 심장, 위와 장, 두 눈을 자각하고 나의 온 몸을 자각하며 명상과 호흡을 하라 한다.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정신과 몸이 깃든다'고 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리고 나 자신을 끊임없이 수련하는 것이 "화"를 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이제 나의 먼 미래에까지 오래도록 지속 될 것 또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