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인생 - 겨울 보리밭은 밟을수록 좋다
김창수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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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겨울 보리밭은 밟을수록 좋다...보리밭은 겨울이 되면 땅 속은 지열로 따뜻해지고 이렇게 올라온 습기들이 얼게 되고 얼었다 녹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때 보리의 뿌리도 흔들리고 수분 공급도 잘 안 된다. 그런 까닭에 보리밭을 밟아주면 뿌리도 잘 자리를 잡게 되고 양분과 수분을 잘 흡수하게 되어 잘 자라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밟을수록 좋다."이다. 그것은 책 <보리밭 인생>은 삶의 고단함에서도 즐겁게 살아갈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사실 밟히지만 그럴수록 인생의 자양분이 될 인내와 끈기, 저력을 담게 된다. 물론 이것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보리밭 인생>은 우리에게 61개의 속담을 인용하여 전해준다. 속담 [俗談]은 국어사전에서 보면 "오랜 세월을 거쳐 삶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이나 어떠한 가치에 대한 견해를, 간결하고도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속담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만든다.

 

"부자는 되고 싶어도 가난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가 가난했고 또한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이야기도 가난을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가난이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죄는 아니다."

 

-가난도 스승이다-라는 첫 장의 글 내용이다. 초근목피로 살아갈 수밖에 없던 시절이 대부분인 사람들은 그 가난을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가난은 얼마나 질긴지 떨쳐버릴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가난이 하고 있다는 것, 가난은 우리에게 결핍이라는 스승 중 최고의 스승일지 모른다. "두 손 놓고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노력하게 한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 그렇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길, 함께 협력하길 작가는 바라는지도 모른다.

 

"군에 입대하는 그날부터 모든 장병들은 전역하는 그날을 꿈꿈다. 국방부 시계를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시간은 흘러간다. 눈 감고 이 악물고 살다 보면 전역하는 그날이 온다. 물론 이러한 진실을 알게 되는 날은 전역하는 날이다."

"1년 6개월을 괴롭히는 선임병이 전역하는 날이다. 내가 전역하면 꼭 선임병을 찾아가서 계급장 없는 사회에서 실컷 때려주고 싶은 장본인이 전역하는 날이다. 선임병이 야간 불침번 서는 날에는 잠을 잘 수 없었다. 항상 화장실로 불러내 괴롭혔기 때문레 밤새 잘 수 없었다. 괴롭히는 것이 너무 치사해서 몇 번이나 탈영하고 싶을 정도였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ㅡ라는 내용의 일부를 옮겼다. 원래 이 말은 들어온 사람보다 나 간 사람에 대한 애틋함을 담고 있다. 작가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인생에 있어 사람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으로 남는 것은 누구도 원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가끔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화를 푸는 대상을 더 약하고 아랫사람에게 하는 경우가 있다. 존경을 받거나 대접을 받고 싶다면 자신의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나의 가치관 중에 하나가 <<내가 없을 때 사람들이에게서 '아, 이 자리에 그 사람이 꼭 필요했어.'라는 말을 듣겠다.>>이다. 그래서 물론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려하고 더 필요한 사람이려고 노력하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살아가는 인생이 더 좋은 인연으로 연결되고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맞는 여름방학. 친구들은 산으로 들로 놀러간다고 신나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봐야 했다. 등록금은 어떻게 장학금을 받아서 해결한다고 해도 생활비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 학기는 삼촌 댁에서 다녔지만 방을 구해 나왔기에 생활비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

"하루 온종일 등짐으로 벽돌을 나르면 밤에는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그래도 그만둘 수 없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지로 고통을 참았고 더 힘들다고 느낄 땐 벽돌 등짐이 운동이라고 주문을 외웠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작가는 마흔을 넘겼다.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보니 해 놓은 것이 별로 없다고 겸손해 한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삶의 원동력이었던 가난과 싸우면서 악착같이 살았고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작가의 삶,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일반인들과는 많이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가에 우리의 인생이 행복이냐, 불행이냐도 바뀌는 것 같다. 청년 백수들이 세상을 좀먹고 있다. 습기 많은 방안의 곰팡이처럼 피어나 늘어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잘못인가 아닌가를 논하기 전에 삶의 방식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요세 대학이상을 졸업한 사람이 태반인데 자신의 능력은 그 이상이라고 떠들기만 한다. 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월급이 적어서 혹은 적성에 맞지 않아서 라며 손사래를 친다. 어쩔 것인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멀리뛰기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보는 자세를 작가의 글을 읽고 고민해 보길 바란다.

 

작가의 마흔의 삶의 흔적들이 느껴지는 글을 읽으며 나도 어떻게 살았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한 순간 한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자고 작가가 눈짓을 하는 듯 살가웠다. 따뜻한 손을 내밀고 함께 가자고 하는 듯하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그렇게 계속 살라고 나의 등을 밀어주는 듯했다. 나도 작가에게 참 멋지게 살고 있다고 전하고 싶다. 작가의 살아있는 감성처럼 오밀조밀 꾸며진 사진과 색지로 꾸며진 글 이 따사로운 햇살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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