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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토끼와 검은 토끼 ㅣ 딱따구리 그림책 3
가스 윌리엄스 글 그림, 강성자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8월
평점 :
1.흰토끼와 검은 토끼
http://www.aladin.co.kr/catalog/book_readerreview.asp?ISBN=8979380038
진정으로 원하는 것
모두들 잠든 밤에 홀로 깨어 차한잔을 들고 거실 창가에 서본다. 밤은 하루를 정리하고 새로운 날을 꿈꾸게 한다. 언뜻 창문에 비치는 내 모습에서 지나온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그려본다. 이처럼 조용한 상념에 젖어들며 책한 권을 펼쳐본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결혼에 대해 조용히 묵상하게 하는 글과 그림들이 내 눈에 가득들어온다. 호기심 많은 미운 일곱살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망설임 많은 독신들에게 읽히게 하면 좋을 그림책 <흰토끼와 검은 토끼>(가스 윌리엄즈 그림.글/다산기획 펴냄)를 읽는다.
토끼라는 캐릭터는 귀엽고 따뜻하다. 그림은 토끼들이 함께 하는 원경과 표정을 근경으로 보여주고있다. 그래서 그림만 보아도 아기자기한 사랑과 긍정적인 결혼을 꿈꾸게 된다. 검은토끼와 흰토끼가 함께 민들레도 먹고 데이지 꽃도넘고 토끼풀 사이를 뛰고 도토리를 주우며 사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에게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듯 자랑하고 있다.
왜 색깔이 다른 토끼인가?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서로 다른 환경과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결혼의 방향과 합일 점을 찾아야 하는 것에 있다. 간혹아이가 아빠와 엄마의 만남에 관하여 물을 때 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에게꼭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고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지탱하는 기본성향은 사랑, 성취, 자유, 즐거움, 생식의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어떤 대상이 있는데 이러한 대상은 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이여서 갈등과 좌절이 있게된다. 즐거운 시간 중에도 때때로 우울한 표정으로 검은토끼는 흰토끼에게 보여진다.
우리들도 마음속에 담긴 말들을 다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간혹 나만의 감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행동을 제어하게 되지만 끊임없는 판단의 재조직화로 효과적인 행동을 모색하고 발전시킨다. 무엇을 원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욕구의 충족을 위해 생각하고 느끼고 활동하는 신체현상을 보인다.
'지금부터 언제까지 난 늘 너와 함께 살 수있기를 바래.'
'다시 한번 말해 줄래 더 정성스럽게.'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흰토끼와 검은토끼는 민들레꽃을 꽂고 결혼식을 올린다. 숲속 동물들도 모두 축복해준다. 이야기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약간의 갈등이 있은 뒤 모든 것을 함께 하기로 하는 서약은 당연한 귀결인지 모른다. 이야기의 구조가 긍적적인 진행을 이룰 때 비로소 읽은 모든 사람들은 더불어 만족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환타지다. 꿈과 희망을 담고 있는 환타지 동화인 것이다.
잔잔하게 펼쳐지는 우울한 색깔의 배경은 인생의 무덤이 결혼이라고 누가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토끼의 다정 다감한 표정으로 환하게 사랑을 승화시키는 것이다. 사랑 가득한 긍정적인 만남을 갖게 하는 이 책을 읽고 깨우치게 된 것이 있다. 배경이 어찌되었던 누구나 자기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제대로 선택할 때 즉 외부의 작용이 아닌 내부의 작용으로 행복이나 불행을 누린다는 것이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좋은책 연구위원,월간 한비문학 편집위원 韓英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