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여백에 고양이 하나가 딱 누워있는 모습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표정의 고양이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어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모습을 저렇게나 잘 표현한거지?' 싶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그냥 나를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 또 그런 날은 할일도 많고, 막 전화도 오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이상하게 그러기도 한다.
주인공 고양이에게도 친구들이 하나 둘 찾아와서 털실 가지고 놀자고 하기도 하고, 파티에 같이 가자고도 한다.
사실 털실 가지고 노는 것도 즐겁고 파티에 가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나 역시 이런 날 누가 만나자고 하고, 통화하자고 하고, 가족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그러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것조차 정말 다 귀찮은 날이 있다.
이 고양이도 그런 것 같다. 친구들의 제안을 다 거절한다.

사실 이 고양이는 꼼짝하기 싫은게 아니라 조금 울적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거였다.
'피곤하고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고양이의 본 마음은 우울한 거였구나.
우리도 우울할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말이다.
주인공 고양이 말에 공감해 주는 친구들...
나는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깊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게 온몸으로 표현된 고양이의 처음 모습도 강렬하고 인상깊었는데 마지막까지 이 책은 강한 인상을 남기고 끝낸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 있는 친구를 대하는 방법이 어떤 건지 알게 해주는 책인 것 같다.
우울한 친구를 위해 뭐라도 하자고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 그 자체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