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팬클럽 우주 짱하다 초록잎 시리즈 16
심은경 지음, 이수현 그림 / 해와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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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전국민이 트로트에 열광했던 적이 있었다. 

우리 부모님도 늦은 시간에는 TV를 잘 안 보시던 분이셨는데 방송이 되는 날에는 잠을 안 주무시고 경연 결과를 보시던 기억이 난다. 

트롯 경연에 나오는 무명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이 나오는 유튜브를 보며, 나중에는 그들이 나오는 콘서트에 가는 게 중,장년층들의 일상의 행복으로 스며들게 된 순간이었다.

지금도 여러 프로그램의 트롯 경연을 거쳐 인지도가 높아진 트롯 스타들이 생겨났고 특히 중,장년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 지춘자 여사도 초등학생 트로트 신동 '장하다'에 푹 빠져 있다. 손녀인 금은별은 또 아이들 스타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손녀 금은별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을 때 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시끄럽다고 꺼버렸던 할머니인데... 이제 할머니는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트롯 경연에 나오는 초등 신동 '장하다'를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응원중이다.

TV를 넘어 손녀의 태블릿까지 점령하게 되는 할머니... 정해진 시간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건 할머니에겐 신세계일 것이다.

급기야 할머니는 이것 저것을 배운다. 할머니때문에 가장 귀찮은 사람은 바로 은별이일 것이다. 할머니는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은별이가 하나하나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조부모나 부모로부터 사회화를 비롯한 이런 저런 것들을 아이들이 배우는 게 당연한 것이었는데 요즘은 디지털 기기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아이들과 중장년 세대들의 격차는 클 수 밖에 없고 가끔은 아이들이 그런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하는 어른들을 얕보거나 무시하는 일도 있긴 한 것 같다.

은별이가 이 귀찮은 것을 그냥 알려줄 리가 있겠는가? 좋아하는 가수의 굿즈를 할머니에게 받는 조건으로 이것저것을 할머니께 알려드리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팬 카페 가입하는 것, 댓글 다는 것, 유튜브 보는 것 등이다.

내가 지춘자 할머니였다면 인터넷 사용하는 방법은 어려워서 그냥 TV보는 걸로 만족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하다'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부푼 꿈으로 이것저것 하나하나 열심히 배워 나가는 지춘자 할머니가 멋지다고 느껴졌다.

국민 손자 '장하다'에게 할머니의 관심을 빼앗긴 진짜 할머니의 손녀인 금은별이 장하다의 팬 노릇까지 하다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지르는 위기도 있었지만 요즘 세대 은별이와 할머니가 '장하다'로 마음이 이어지고 하나가 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세대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던 그들이 '트로트'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세대 갈등의 해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문화적 세대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 낸 동화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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