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 수 있다 - 임헌갑의 인도기행
임헌갑 지음 / 경당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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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갑의 인도 기행은 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인도의 장엄한 역사와 건축과 사물보다는 그의 관심은 사람들이었다.

인도 여행길에 만난 인도 방랑객들과 인도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묻어나는 삶의 이야기들.

 

인도를 꿈꾸는 방랑객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는 자유를 발견하고, 사람들과 쉽게 마음을 튼다.

하지만, 지나친 자유에 휩쓸리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절제로 자신의 중심을 잡고 있는 그를 또한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그의 자부심이리라.

 

인도 사람들에 대한 그의 태도를 사뭇 다르다.

그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 그들의 사기와 도둑질과 거짓말을 나무란다.

그리고 거기서 그가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했는지도 보여준다.

조그맣지만, 강건한 이미지의 그가 정직하지 못한 몇몇 인도 사람들을 대차게 혼내주는 모습을 읽노라면, 

정직한 몇몇 인도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은혜를 베푸는 모습을 읽노라면,

혹시 그가 도덕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나름대로의 정직관에 의해 사람들을 심판하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약간의 거부감이 인다.

내가 류시화를 읽은 탓일까?

 

한 발 짝 더 다가선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나라면? 이라는 의문이 고개를 쳐든다.

겁많고 공상이 많은 나는 지레 겁먹고, 아무 시도도 못했거나, 아니면 어처구니 없이 당하고, 나중에 억울하여 한 없이 가슴을 쳐대리라.

 

어쨌거나, 그가 어떠한 태도를 견지했건간에

인도와 인도사람들과 인도 방랑객들도 그러한 그에게 또한 나름대로의 태도를 견지했으리라.

그리고 그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교감하겠지.

서로를 바꾸어내며.

서로에게 삶의 또 다른 깊이를 느끼게 해주며.

 

그래서 그는 인도에 가는 자꾸만 가는 것이겠지.

그 수많은 사깃꾼과 도둑들과 거짓말쟁이들과 허풍쟁이들과 마약중독자들과 떠돌이들이 득시글거리는 그곳으로.

지금쯤 그의 얼굴은 첫 여행의 얼굴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며 인도를 떠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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