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일 병사들을 위해 채색화를 그려. 초상화 같은 거야. 놈들은 친척이며 부인, 어머니, 아이들의 사진을 가져. 누구나 혈육의 그림을 갖고 싶어해. 친위대원들은 감수성 풍부하게, 애정을 담아서 내게 제 가족을 설명하지. 눈동자가 무슨 색인지, 머리는 무슨 색인지. 그러면 나는 흐릿한 흑백 스냅사진을 토대로 그들 가족의 초상화를 그리는 거야. 그런데 말이지, 누가 뭐라건,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독일인들의 가족 따위가 아니야. 나는 '격리병동'에 첩첩이 쌓인 아이들을 흑백으로 그리고 싶다고. 놈들이 살육한 이들의 초상화를 그려서, 놈들이 그걸 제 집에 가져가 벽에 걸어놓게 하고 싶다고. 빌어먹을 놈들!" 


<기사단장 죽이기> p565에 이 책의 일부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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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찾아보니 번역본이 없다. 출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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