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의 전쟁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2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군대이야기는 즐거운 게 있고 지루한 게 있다. 본인만 즐거운 군대이야기는 주변에 넘쳐나고, 남자들끼리 낄낄댈 때 여자들은 '군대이야기 그만'을 주문한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모두에게 즐거운 군대 이야기'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예비역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설픈 군대이야기 - 은하영웅전설같은 - 는 제대로 된 독자에겐 맥을 못춘다. 오스트리아의 귀족 장교 - 영국군의 황당무계한 전통 - 프러시아군의 무자비함 같은 근세유럽적 요소와 스페이스 오페라 풍의 이야기흐름, 그리고 찌질한 주인공을 잘 섞어서, 예비역 육군병장에게도 '오호 그렇군'이란 찬사를 얻어내는 소설은 많지 않다. 입만 갖고 용병함대 하나를 만들어낸 다음 여자만 놓치고 대충 다 잘 마무리되는 결말 (여자까지 얻었다면 바로 죽일놈이었겠지)도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는다.

나머지가 번역되어 들어오길 기다리던가 아니면 원서 먼저 보던가 해서, '보르'의 사회체계가 어떤건지 마일즈에게 계속 그늘로 나오는 표트르 보르코시건이란 양반이 어떤 사람인지 - 기병대에서 우주함대까지 한 세대에 겪은 양반이라니 - 알아봐야겠다. 우주함대와 영아살해가 공존하는 세상은 꼭 SF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