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아, 엄마가
일리아나 잰더 지음, 안은주 옮김 / 리드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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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의미 없이 쓴 부분이 단 하나도 없는 잘 짜여진 스릴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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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수수께끼
아오사키 유고 외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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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 데뷔 35주년 기념 헌정 작품집, 『아리스가와 아리스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수수께끼』는 최근 읽은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정말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당대 내로라 하는 추리 작가 일곱 명이, 그것도 자신들이 존경하는 선배 작가에게 헌정하는 작품들을 써서 하나의 작품집을 만든다니 솔직히 사기적인 기획이 아닌가요. 다들 심혈을 기울여 쓴 단편들을 한 권 가격으로 일곱 편이나 만나 볼 수 있다니 이런 은혜로운...

무엇보다 작품들을 읽고 있자면 그 안에서 아리스가와 아리스를 향한 존경과 애정이 담뿍 묻어나온단 말이죠. 후배 작가들에게 이런 선물이라니, 아리스가와 작가님이 진심으로 부러울 따름입니다. 본인께서 마지막에 직접 덧붙이신 해설을 읽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리스가와 아리스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수수께끼』는 위에 적었듯 선배 작가에게 바치는 헌정 작품집이자, 동시에 쟁쟁한 작가들의 진검 승부의 장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패스티쉬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동시에 작가들의 개성과 매력이 뿜어나와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집을 읽는데 아리스가와 아리스를 비롯해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지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들입니다. 단순히 본격 미스터리 단편집으로 봐도 뛰어난 완성도를 갖고 있습니다.

솔직히 요즘은 미스터리를 읽을 때 비판하며 분석하듯 읽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작품집은 작가들의 열정이 느껴져서일까요 저 역시 그저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아리스가와 아리스를 그렇게까지 잘 알지 못하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으며,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이 길어져 개별 작품에 대한 평은 줄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은 이치호 미치의 「클로즈드 클로즈」와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체의 실루엣은 말한다」였습니다. 적고 보니 둘 다 일상 미스터리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작품이라 역시 취향은 못 속이는가 보네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시라이 도모유키의 「블랙 미러」는 다행히 상당히 순한 맛이었습니다. 이 인간 이렇게 정상적인 것도 쓰면 잘 쓰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본인도 본인 취향이 있는 거겠죠. 본격 미스터리로서의 완성도는 사실 일곱 작품 중 탑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팬이든 아니든, 미스터리 입문자이든 마니아이든 아니든, 관계 없이 누구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작품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권 값으로 당대 최고 작가들의 작품 일곱 편이라고요. 이건 무조건 집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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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화형 법정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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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독이 든 화형 법정』 완독했습니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대략 570페이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아니 두께에 비하면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고 봐도 되려나요. 간만에 상당히 만족스런 독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마녀가 존재하는 세계관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입니다. 법정이 등장하므로 법정 미스터리라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 곳은 일반적인 법정이 아닌 ‘화형 법정’. 이 법정에서 가려지는 것은 사건의 진실이 아니라 오직 피의자가 마녀인지 여부입니다. 마녀를 구분하는 기준은 세 가지, 1) 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다 2) 마녀는 고양이로 변신할 수 있다 3) 마녀는 타인의 감정을 조종할 수 있다 입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통해 피의자를 마녀로 고발하는 심문관과 피의자가 마녀가 아님을 변호하는 변호사가 서로 화형 법정에서 다투게 됩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이 설정이 참 영리하구나 싶어집니다. 단순히 마녀가 아니면 불가능한 사건이 벌어져 마녀로 지목당할 수도 있지만, 마녀가 아니라면 범인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화형 법정은 오직 6시간 동안만 세워지고 심문관이 이 시간동안 입증하지 못하면 마녀라도 풀려나게 됩니다. 때문에 이 법정 안에서는 실제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논리를 세우고 이를 증명하거나 상대의 논리를 반박해 꺾는 것이죠. 아무리 조작된 증거를 가져왔다 해도 6시간 안에 이를 반박하지 못하면 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로지 무죄 방면 또는 화형 뿐이죠.

일견 단순해 보이는 규칙과 제한된 상황 안에서 작가인 사카키바야시 메이는 정말 다양한 논리를 전개시켜 독자를 즐겁게 합니다. 띠지에 언급된 대로 앤서니 버클리의 『독 초콜릿 사건』의 특수설정 버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작가는 메이슨 상회 편지지로 이 고전에 대한 오마주를 전합니다.) 거기에 더해 저는 시로다이라 쿄 작가의 『허구 추리』도 떠오르더군요. 맥락이 좀 다르긴 하지만, 실제 진실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납득시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짓이지만 논리적으로 합당한 추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는 점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분량도 내용도 무척 만족스런 작품이었습니다.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뒤집히는 법정 싸움과 수많은 복선들이 계속해서 반전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무척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됨과 동시에, 이 세계관 무척 매력적인데 시리즈로 후속작이 나왔으면 싶네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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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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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허니비 #1기

쓰무라 기쿠코 작가의 『거짓말 컨시어지』는 사실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타입의 작품입니다. 범죄가 있고 반전이 있고 수수께끼 풀이가 있는 작품을 즐기는 미스터리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말이죠.

단순히 누가 누굴 죽이고 속이는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독서가 미스터리 쪽으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 보니, 미스터리가 아닌 책을 읽을 때에도 서스펜스나 트릭이나 반전 요소를 기대하며 책을 읽게 되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 요소가 전혀 없을 때는 좀 고장이 나곤 합니다. [일어났다 - 출근해서 일했다 - 퇴근하는데 하늘이 맑았다 - 문득 전 여친이 생각났다 - 씻고 잠에 들었다] 이런 작품들 말이죠. 이렇게 끝나면 저는 잠시 멍했다가 아니 그래서 뭐 어떻게 되었다는 거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단편들을 싫어하는 건 이 때문이 큽니다.)

여하튼 이게 『거짓말 컨시어지』의 첫 1/3 정도를 읽는 동안의 느낌이었습니다. 잠깐 그래서? 이렇게 끝이라고? 반전 같은 거 없어?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야? 하는 느낌 말이죠. 그러다가 표제작인 「거짓말 컨시어지」가 등장해서 겨우 마음을 추스렸습니다만 그 뒤는 또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2/3정도 읽은 후엔 그냥 마음을 비우고 읽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이 때부터는 글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왠지 모르게 공감도 되고. 억지로 감동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냥 담담하게 자신이 겪은 듯한 일상을 그리고 있을 뿐인데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거짓말 컨시어지』는 단편집입니다. 각각의 분량은 정말 몇 페이지 안 되는 작품부터 중편에 가까운 작품까지 다양합니다만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평범합니다. 총명한 두뇌로 미스터리를 해결하거나 풀지 못할 트릭을 만드는 사람은 나오지 않습니다. 정말 주변에 있을 듯한 그런 사람들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건 표제작이기도 한 「거짓말 컨시어지」입니다. 자신의 거짓말을 신중하게 생각하다가 어느새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생각해 주는 사람(조카의 표현으로는 ‘거짓말 청부업자’)이 된다는 소재는 무척 참신했습니다. 다만, 작품집 전체로 봤을 때는 조금 이질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재미와는 별개로 「술집에 이천 번이나 가고 난 뒤에」였습니다. 퇴임하는 직장 동료의 회식 자리를 찾다가 정말 동료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마치 정말 일상 속 잠깐의 미스터리 같아 즐거웠습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요.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단편 하나 하나 보다는 다양한 작품들이 하나의 단편집으로 합쳐져 있다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읽으면서 다른 분들이 읽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다른 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단편집은 제가 평소에 읽는 미스터리처럼 단순히 답이 정해져 있는 작품이 아니라,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떨 듯 독자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혼자 읽는 대신 친구와 또는 모임에서 함께 읽었을 때 자신의 경험과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하네요.

정리하면,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은, 그리고 왠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독서 친구나 지금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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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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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반전이나 깔깔 웃을 수 있는 개그가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읽는 것 만으로 뭔가 담담하게 공감하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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