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 콘크리트 정글에서 진짜 정글로
제니퍼 바게트.할리 C. 코빗.아만다 프레스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대학생 시절. 생각보다 나에겐 낭만이 적었던 시기,
나의 마음에 불을 지펴준 건 각종 여행기였다.
세계여행을 실천하긴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빌 브라이슨과 정숙영의 책을 통해 유럽을 여행하기도,
김영주의 책들로 여유로이 머물며 한 지역에 빠져 있기도 하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압박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여행기는 꾸준히 읽는 편이지만 예전처럼 여행기를 주로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러다 만난 <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다시 내 마음에 작은 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인생의 전환기에 떠나는 1년간의 세계여행
30살이 되기 직전. 뉴욕의 여성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한다.
일에서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서고
이제는 결혼을 하고 싶은 소울 메이트를 만나고 안정을 찾아가는 나이인 서른.
물론 책의 주인공 젠, 할리, 아만다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전환기를 맞이하기 전 1년간의 세계여행을 위한 짐을 챙긴다.
남미의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 시작해 페루, 케냐, 인도, 라오스,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호주까지.
<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는 이 세 사람이 번갈아 가며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같은 여행에서 이 세 여자의 서로 다른 생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 물론, 쉽지 않은 여정
나도 알고 있었다. 혼자 하는 여행보다 동행이 있는 장기여행이 오히려 더 쉽지 않다는 걸.
이들의 여행기도 역시나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난다.
아프리카와 남미의 오지를 여행하면서도 언제나 노트북을 끼고 프리랜서 일을 하는 아만다.
그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일을 하는 대신 모든 순간순간 여행을 즐기고 싶은 젠.
불면증이 있어 8인실의 호스텔에선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는 할리.
여행을 떠나기 전엔 그리 친하지 않았던 이들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1년 동안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책에선 이들이 세계여행을 함께 하는 어느 친구들보다 더 행복하고 즐겁게 여행했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분명 그 여행이 쉽지만은 않다는 걸.
■ 서로의 로망을 이뤄가기
아프리카 오지에서 한 달간 봉사활동 하기.
남미에서 스페인어 배우기.
인도에서 전문가 과정 요가수업 듣기. 등등
그 동안 세계여행을 하면 이루고 싶었던 각자의 목표를 이들은 서로 함께 이뤄낸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니지만 그들은 이런 일정을 끼워 나가면서좀 더 특별한 여행을 만들어 낸다.
특히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케냐에서의 봉사활동이었다.
가족이 없거나 성폭행을 당해 학교에서 기숙하는 여학생들에게 미국의 춤을 알려주고, 나중엔 함께 연극까지 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나도 짧지만 캐나다로 여행을 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문화와 생활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체감했다.
조금 더 느리게 살아도, 조금 더 친절하게 살아도 문제될게 없다는 걸.
세상엔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며 내가 살아가기 나름이라는 걸.
이 길 잃은 세 명의 여자들도 이 세계여행을 통해 다시 돌아간 뉴욕에서 더 특별한 삶을 살게 되었다.
나도 언젠간 그녀들처럼 멋진 여행을 떠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