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의지가 필요합니다. 의지가 어떻게 생기는가 깊이 성찰했던 사람 중 하나인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빌자면 의지는 명령 때문이 아니라 영혼의 무게, 즉 사랑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도 영혼의 무게로 치자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영혼을 단단한 핵처럼 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나하나 고유한 행성이 되고 또 그만한 무게와 자신만의 중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맘껏 세상에 흩뿌려 보지 못한 사랑의 무게, 열정의 무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의지 때문에 편안함을 잃게 될 수도 있고, 단잠을 자지 못할 수도 있고, 수입이 줄어들 수도, 쓸쓸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뭔가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리고 그것을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확실히 현실을, 그리고 시간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합니다. -44쪽
자신을 중시하라면서도 계속 남과 비교하게 만드는 이상한 세상에 살면서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있는 고유함을 하찮게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50쪽
세계 속에 던져진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는 것, 그래서 뭔가를 선택하는 게 바로 삶입니다. -69쪽
진정한 위로는 진정한 희망이 그러하듯, 상황을 좋게 보는 데서 생기는 게 아니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101쪽
인간은 누구도 모든 능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본성에 맞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 뿐입니다. 또 인간은 누구도 자기 혼자서는 능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스피노자의 생각과 같습니다. 스피노자는 능력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은 외부의 도움을 빌어 서로 떨어져 있던 것들을 연결시키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요. 이때 외부의 도움 중 책이 줄 수 있는 도움이란 멘토링이나 컨설팅 같은 도움이 아닙니다. 연결을 위해선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어야 할 텐데, 바로 이것이야말로 책이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책은 진부한 것들을 담고 있어도 그것들을 새로운 디테일과 새로운 태도로 보여주니까요. -144쪽
가장 콤플렉스가 강한 인간은 주어진 것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 중에 있습니다. 가장 냉소적인 사람은 인간의 힘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믿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냉소적인 인간이 된 것은 냉소적인 인간을 낳는 사회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지루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은 정말 지루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삶 자체가 지루한 사람도 존재합니다. 지루하단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성공이나 이익 말고는 추구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있습니다. -232쪽
이렇게 반복되는 것은 우리에게 일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면서 어딘가로 옮겨 갑니다. 반복하면서 새롭게 바뀝니다. 한 스텝, 다시 한 스텝, 또다시 한 스텝. 춤 추듯이. 우린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자주 던지는 질문 속에서 오로지 그 질문 안에서만,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하고 고유한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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