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문명의 탄생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물건을 교환하는 것, 즉 도시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물건과 정보 교환이 번잡함을 만들어 내므로 그곳에 필요한 것은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을 가진 사람과 물건이 한 장소에 모임으로써 화학반응이 일어나듯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고, 그 문화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음으로써 도시는 성장합니다. 따라서 떠들썩한 도시는 이전 당나라의 '장안'이든 예술의 도시 '파리'든 지금의 '뉴욕'이든 다양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서로 이질적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여러 장소로부터 모여드는 공간입니다. -69쪽
세계의 움직임과 종교는 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애초의 문제는 인간이 자기 속의 회로로는 자신을 안정시키기 어려워 타인의 승인을 필요로 하게 된 데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존재로서의 불안, 그것을 보충하는 존재로서의 '신'을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필요로 해왔다는 것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한때 인류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과학'이 '신'을 대신해 자신들을 안정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최근에는 그 과학이 지구환경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 결과, 과학과 이성에 대한 신앙이 흔들리게 된 겁니다. -2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