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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ㅣ tam, 난다의 탐나는 이야기 1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길고 긴 연애에 지치는 날들... 사람들 모두 짧게 살았다,고 말할 나이를 가졌지만 연애만은 그렇지 않다. 아는 이들은 모두 길게 만났다, 고 말할 연애기간을 지닌 이십대 중반. 근무중에 갑자기 싱싱한 연애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만나 알아가는 과정을 겪어내긴 너무 피곤하고, 그렇다고 그냥 지나버리기엔 너무 아쉬운 감정 덕택에 만난 소설 '덧니가 보고싶어.'
몇가지 인터넷 블로그를 뒤지고, 짧은 서평을 몇개 보고, 그날 단숨에 질러 퇴근하기 전에 받았다. 아 제목만큼 귀여운 크기의 소설책을 들고 지하철 내내 행복했다.
소설은 신인 장르 소설가인 재화와 그녀의 전 남자친구 용기의 자잘한 연애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이야기 내에서 마지막 부분 딱 한번 만날 뿐인 두 주인공의 생각이 교차하며 펼쳐진다. 재화나 용기의 생각과 독백도 볼 만 했지만, 더 짜릿했던 부분은 '장르'라고 칭해지는 재화의 소설 부분이었다. 이건 뭐야?하면서도 은근히 읽게되는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은 이 소설이 어떻게 끝날지 꼭 봐야한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작은 '장르소설'이 모여 용기와 재화의 이야기를 완성하고 있을 듯한 기분. 상상하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을 톡톡 건드리는 작가의 내공은 뭔가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
왠지 '우리 세대'만이 느낄 수 있을 듯한 기분으로 줄줄 소설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벌써 소설의 끝에 다다른다. '덧니가 보고싶어' 속에 담겨진 뭔가 재치넘치는 기운들이, 가끔 힘들고 슬프지만 그래도 넌 괜찮은 연애를 하고 있어! 하고 톡톡 두드려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 접해본 작가, 또 처음 접해본 글들... 지금 읽고 있는 모든 글들이 새롭지만, 이 소설이 더 새로웠던 이유는 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더 이상의 긴 막대는 없다는 식의, 이 작가 특유의 재치 였던 것 같다.
재화가 쓰는 장르소설의 짤막한 부분부분이 용기의 몸 속에 새겨지던 것처럼 때로는 너무 신기한 연애. 가끔 투정부리고 또 지루해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 사람을 아주 많이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재화의 장르소설 속에 지울 수 없었던 용기의 모습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