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3인류> 완결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완결 났으니 읽어볼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잊고 있던 부끄러움이 다시 몽글몽글 올라왔다.

 

어느 날,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라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 책을 보았느냐 하길래 당연히 읽어봤노라 답했는데 이어지는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어버렸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듣도 보도 못한 내용이었고, 아는체했던 그 순간이 어찌나 민망하던지 정말 쥐구멍이 있다면 어떻게든 찾아 숨고 싶었다.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던 그 작품, 바로 SF 소설 <파피용>이다.

 

<3인류>는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당장 <파피용> 먼저 시작해야 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지구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낀 사람들이 모여 우주선 '파피용'을 만들어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 크게 '우주선을 만드는 과정, 우주여행 기간, 낯선 행성에서의 이야기' 세 파트로 나누어 눈앞에 펼쳐지듯 자세한 상황 설명은 물론 주인공의 감정선까지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뭐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다 있나 싶었는데, 정말 진지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다 보면 '아 이거 실현 가능성 있겠다' 싶기도 했다. 읽는 내내 '만약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는 작품. 쉽게 읽어낼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세 가지 적과 맞서게 되지. 첫 번째는 그 시도와 정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두 번째는 똑같이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 이들은 자네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자네를 때려눕힐 때를 엿보고 있다가 순식간에 자네 아이디어를 베껴 버린다네. 세 번째는 아무것도 하지는 않으면서 일체의 변화와 독창적인 시도에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다수의 사람들이지. 세 번째 부류가 수적으로 가장 우세하고, 또 가장 악착같이 달려들어 자네의 프로젝트를 방해할 걸세. -<파피용> 본문 중

  

<고통은 왜 존재하는 거죠?>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란다. 불에서 손을 떼게 하려면 고통이라는 자극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희귀병 중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 있단다.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상처를 느끼지 못하는 거지. 뜨거운 불판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가 살이 타는 냄새를 맡고 나서야 비로소 깜짝 놀라는 거야. () 고통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하지.> -<파피용> 본문 중

 

이기적인 인간들에게 환멸을 느껴 유토피아를 꿈꾸며 떠났지만 결국 그들 역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라기에는 좀 거창한 면이 있으니), 나라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그 가벼움에 대해서 돌아보게끔 하는 이야기.

 

그러나 내겐 결국 사랑, , 희망 등 밝고 아름다운 것들이 더 크기에- 주어진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된다.

 

 

 

+ 종교적인 이야기가 곁들여져있다. 성경을 공부했더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 언어유희가 많다. 원서로 보면 작가가 천재라는데 의심 없이 동의할 것 같다.

 

http://evershinhwa6.blog.me/220699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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