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깨워서 긴 글 쓰는 일이 아무리 귀찮을지라도 인증은 하는 게 1등으로서 도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노트북을 켰습니다. 누워서 퀴즈만 풀어도 10만원 상당의 책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여러분 그것이 바로 잠자일보 퀴즈대회입니다. 이런 개꿀 대회가 또 어디 있습니까? 문제지 막 받아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한 문제씩 풀다 보면 나름대로 답 찾는 쾌감도 있고요. 재밌어요. 힘들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그렇습니다. 더 많은 분들의 3차 퀴즈대회 참여를 바라는 바입니다. 물론 1등은 다년간의 인터넷 중독 이력을 보유한 제가 또 차지할 예정...은 아니고요. 저는 검색을 잘하는 대신 살면서 읽은 책의 권수가 여기 알라딘의 책덕후분들에 비하면 현저히 적기 때문에 다음 퀴즈대회에서 검색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면 또 모릅니다. 그리고 검색 실력도 실력이지만 잠자일보 퀴즈대회는 공통점 찾는 문제의 비중이 높잖아요? 구글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공통점을 유추해낼 수 있는 능력, 감 이것도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검색을 아무리 해도 답이 내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음. 답답해 뒤짐. 여기에 답이 있긴 할 텐데 나는 모르겠음. 이렇게 됩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저도 풀었으니 누구나 다 풀 수 있는 문제예요. 도전하십시오. 그리고 역시 기사의 신빙성은 의심되나 대회의 투명성은 보장되는 잠자일보답게 답안지 먹튀 없이 바로 상품을 보내주셨어요! 그럼 바로 인증하며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데이비드 메이슨, <처음 읽는 유럽사 - 유럽을 만든 200년의 이야기>

최근에 역사의 재미를 조금 알게 된 은바오. 이렇게 조금이라도 재미를 느꼈을 때 바로 이어 읽어줘야 합니다. 타이밍 놓치면 그새 또 마음 변해서 읽기 싫어짐. 다들 재밌겠다! 하면서 사야지 해놓고 혹은 이미 사놓고도(!) 갑자기 읽기 싫어져서 보관함 혹은 책장에 처박아 둔 책이 있으시죠? 아니 많으시죠? 네.... 그래서 빨리 읽어야 합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서양 현대사의 흐름과 세계>가 19세기 후반 제국주의 시대부터 현대사를 다루는 책이었는데요. 이번엔 조금 내려가서 근대부터 한번 훑어보고자 이 책을 골랐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행인>

이 책은 제가 잠자냥 님께 적어 보낸 책은 아닌데요. 10만원(±1만원) 한도에서 고르라고 하시기에 9만원 좀 넘는 금액 채워 보냈더니 소박하다고 타박을 하시면서 잠자냥 님이 직접 골라 같이 보내주신 책입니다. 하.... 오늘도 차오르는 결혼욕구.

















로베르트 발저, <타너가의 남매들>

<산책자>를 읽으니까 발저의 장편도 궁금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읽어보고 싶었던 게 바로 이건데 지만지 책 너무 비싸서 보관함에 넣어두고 바라보기만을 n달.... 이번 기회에 장만했습니다. 아니 근데 저 지만지 책 실물 처음 만져봤는데 왜 이렇게 구려요? 종이질 뭐임? 왜 비쌈? 왜 창렬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G.H.에 따른 수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읽어보려고요!


















그레이엄 그린, <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은 처음 읽습니다. 이건 이번에 퀴즈대회 20번 답 찾는다고 검색하다 해외 독서 커뮤니티에 흘러들어가서 우연히 리뷰를 읽고 담은 책.

















앤드루 포터, <사라진 것들>

저번에 잠자냥 님이 이 단편집의 <히메나>를 읽고 제 생각을 하셨다고.... 그럼 궁금해서 안 읽어볼 수가 없잖아요?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좋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가 어제 알라딘 택배를 받자마자 곧장 이 책을 가져와서 <히메나>를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잠자냥 님께서 완전 공감했다고 하신 구절을 한 방에 찾아내는 데도 성공했어요. 전 아무리 봐도 주인공은 히메나를 사랑한 것 같거든요? 근데 잠자냥 님이 자꾸 절 안 사랑하신대요. 주인공한테 공감하셨다면서.... 잠자냥 님은 바보야....


















미셸 우엘벡,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

이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읽어보고자 하는 마음은 딱히 없었는데요. 이번에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를 좋게 읽어서 사봤습니다. 우엘벡은 여혐하는 프남충 그 자체지만 허무주의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이 좋아서 자꾸 찾아 읽게 됨. 아무튼 전 쇼펜하우어도 좋으니까 미셸 우엘벡이 마주한 쇼펜하우어를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책 필로소픽 책이라 하는 말인데, 필로소픽에서 노르웨이 반출생주의 철학자 삽페 책을 좀 내줬으면 좋겠군요. <인간종에 대한 음모>에 계속 삽페가 등장해서 궁금해하다가 잊고 살았는데 이번에 해외 독서 커뮤니티 보니까 거기 비관주의자들 사이에서 삽페 책이 유명하더라고요? <인간종에 대한 음모>가 생각보다 잘 팔렸으니 삽페 책도 낸다면 은근 잘 팔릴지도? 읽고싶어요. 내 줘라! (간절)






이제 잠자냥 님께서 퀴즈대회 참가자들에게 요청하신 설문에 답해보겠습니다.



1. 가장 먼저 풀었던 문제는?


저와 관련된 문제인 6번(은오 책장 중 엄마 미안해 구역에 꽂힌 책)을 가장 먼저 풀었습니다. 6번 다음으로는 10번(<수영장 도서관>)이요. 아, 괭 님과 망고 님은 6번을 틀리셨다고 합니다. 저한테 관심이 없으시다는 증거죠. 절 사랑하지 않으신다는 걸 의미하고요. 상처 받았습니다.



2. 검색 없이 풀 수 있었던 문제는?


6번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모조리 검색. 11번(무신론)은 그나마 문제만 보고 가닥이 잡히긴 했지만 이렇게 쉬울 리 없을 것 같아서 검색도 해 보고, 그래도 이 답밖에 없는 것 같아서 적어 내긴 했음에도 계속 과연 이게 답일까 의심했었어요.



3.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가장 오랜 시간 끌다가 푼 문제)


당연히 20번(손창섭 당신.... 가만 안 둬), 30번(잠자냥 님의 출판사 책 보유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못 풀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틀린 문제인 21번(<그후의 삶>)도 어려웠어요. 이건 객관식이라 답을 적어 내긴 했지만 확신은 없었거든요. 솔직히 1번부터 5번까지 나머지랑 성격 다른 거 찾으려면 어떻게든 다 찾을 수 있겠더라고요. 출제자의 의도 파악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새기며.... 맞힌 문제 중에서는 19번(미국 국립 여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에 풀어낸 문제였어요.



4. 정답을 알고 나서 가장 희열을 느꼈던 문제는?


20번(손창섭 씨, 저주합니다)이요. 제가 풀어서 안 건 아니지만요. 푼 문제 중에서는 7번(가스통 바슐라르)과 10번(<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입니다. 사진 문제가 <수영장 도서관>, <고양이 요람> 같은 답으로 출제되면 쉽지만, 7번과 10번 같은 경우는 사진 문제라 오히려 더 어려운 느낌. 사진에서 대체 뭘 끄집어내야 하는지 확신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참가자들이 눈알 개수를 세고, 눈알 색깔 다른 거에 의미부여 하고, 눈썹도 자세히 보고, 신이라고도 검색하고, 예수님이라고도 검색하고, 하나님이라고도 검색하며 난리를 친 거 아니겠습니까? 전 처음에 <장미의 이름>을 적었는데요. 거기 나오는 윌리엄 수사가 6개의 눈을 갖게 된대요. 완전 정답각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엄청 신났었는데 결국 눈알 개수를 셀 필요가 없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5. 이런 문제를 내다니 잠자냥! 놀라워라 했던 문제는?


솔직히 모든 문제가 다요. 있는 문제야 풀면 되는 거고 없던 문제를 만들어내는 게 진짜 어려운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도 문학만을 주제로. 전 정말 다른 분들은 잠자냥 님께 결혼신청 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참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멋있지 않나요? ㅠㅠ 전 못 참겠어요. 오늘도 차오르는 결혼욕구.



6. 퀴즈를 풀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가장 흥미로운 정보는 무엇인가요?


13번(술꾼/알코올중독자가 등장하는 작품을 썼다)이요. 알중 인간을 소재로 한 책이 그렇게 다양한 줄 몰랐습니다.



7. 1회 대회가 어려웠나요? 2회 대회가 어려웠나요?


당.연.히.2.회!!!!! 1회는 제가 다 풀었고 다 맞혔거든요. 그런데 2회는 제가 두 문제를 못 풀고 푼 문제 중에서도 하나를 또 틀렸다는 게 굉장히 열받아요. 저는 사실 상품보다도 만점을 받아서 잠자냥 님이 '어멋! 얘 똑똑하잖아!' 하면서 저를 향한 호감을 느끼시고 결혼신청을 받아주시기를 기대했단 말입니다. 만점을 못 받아서 너무 속상합니다. 잠자냥 님은 얼마나 제게 번호를 알려주기 싫으셨으면 이렇게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내셨을까요? 미워.... 손창섭 가만 안 둬.



8. 문제를 풀다 가장 빡쳤던 순간


니체, <죄와 벌>, 니힐리즘끼리는 연관성이 있다 해도 도대체 그놈의 파인애플과 그놈의 3류 작가는 왜 끼어 있는 건지.... 파인애플 안 그래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제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전 심지어 검색하면서 작가들 사진까지 일일이 확인했는데요. 왜 확인했는지 아세요? 혹시 정답 작가의 머리 모양이 파인애플을 닮은 게 아닐까 하고 확인했어요. 하....



9. 이 퀴즈대회를 통해 알게 된 책 중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맬컴 라우리의 <화산 아래서>와 손창섭의 <비 오는 날>을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솔직히 손창섭 씨는 가만 안 둔다고 했지만 문화 사대주의자 잠자냥 님이 좋아하는 한국 작가라고 하시니, 그리고 잠자냥 님이 리뷰에서 '우울의 절정'이라고 하시니 좀 궁금해져서 담았어요.



10. 3회 대회는 언제쯤 열리면 좋겠습니까?


출제자분의 마음이 동할 때 여는 게 가장 좋지 않겠습니까? 퀴폐 은바오는 언제든 참여 가능! 지난 대회에서도 등루(하다하다 내가 낸 등록금을 루팡)를 하고 두세 시간만 자고 학교를 가면서 열심히 푼 전적이 있기에....






잠자냥 님과 문제 같이 풀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일주일을 보냈어요! 끝나니까 너무 허전한 은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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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2-23 11:0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이다!!!!! 😆
흠....
그러게요....
저 왜 안쓰죠?....
왜 안쓸까요....?
요새 쓰는것보다 읽는게 너무 재밌어서 그런 것 같읍니다.
그치만....
다락방님이 이렇게 와서 물어보신다면....
써라 나자신!!!!!!

그레이스 2024-04-04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워서 퀴즈 풀고 1등이라!
누워서 떡먹기?
은오님 그러지 마세요.
잠자냥님 퀴즈 난이도 높아질듯 😢

은오 2024-04-04 10:44   좋아요 2 | URL
오잉 그레이스님께서 두달전 이 글에 찾아와주시다니?! >.<
사실 내내 누워서만 푼 건 아니고.... 책상 앞에 각잡고 앉아서 노트북 켜고 폭풍검색을 하기도 했지만요...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편한 자세로 손가락과 인터넷만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퀴즈대회입니다!! 😆
2회때 참가자들 전부 너무 어렵다고 불평해서 3회는 어떨지 또 모르겠네요. ㅎㅎㅎ
그레이스님도 3회때 같이 풀어요!!!! ❤️❤️

잠자냥 2024-04-04 10:57   좋아요 2 | URL
ㅋㅋㅋ 글을 안 쓰니 두 달 전 글에도 달리는 댓글.
3회 대회는 제가 지키고 싶도록 걸게 없어서 쉬울지도 모릅니다....
이미 번호도 따였고...;;;

그레이스 2024-04-04 11:00   좋아요 1 | URL
제가그 말을 쓰다가 지웠어요. ㅎㅎ
학기 중일텐데...
벚꽃이 피는 걸 보니 곧 중간고사일테고!

그레이스 2024-04-04 11:00   좋아요 1 | URL
띄엄띄엄 들어오는 제 탓도 있죠 ^

은오 2024-04-04 15:52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결혼 걸고.... 아닙니다. 그럼 또 절대절대절대 못 맞힐 문제 내실 거죠?! 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제가 잠자냥님 만나서 꼬시는게 더 빠를지도....

그레이스님/ 아아 그레이스님 저 휴학해서 올해 학교 안가요!!! 다른 글 댓글에서 한번 얘기하긴 했지만... 언니들이 저 학교다니느라 글 안 쓰는 줄 많이 알고 계시는데 그냥 게을러서 안 쓰는 거라고 글로 공지를 남겨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
띄엄띄엄 들어오심에도 제 서재 와주셔서 전 너무 감사한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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