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미술관 (책 + 명화향수 체험 키트)
노인호 지음 / 라고디자인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게된 계기

한창 미술관련 서적에 빠지고 나서부터 서점에 가면, 미술서적을 살펴보곤했다. 그러던 중   <향기의 미술관>이란 책을 발견했고, 저자의 작품해석방식이 너무나 궁금하고 궁금했다. ㅎㅎ 그런데.... 나는 이미 너무나 많은 책을 구입한 상태였고, 다른 미술관련서적을 이미 읽고 있는 상태라서 고민하다가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야지... 하며 포기한 책이었다. 
그러던 도중!! 넘나 맘씨 착하신 블로그 이웃 '파란얼룩말님'님이 블로그 이벤트로 책 나눔을 하셔서 응모를 했는데,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었다>.<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향수도 같이 동봉해 주셨던 것!! 그래서 이 책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얼룩말님!!!) 오자마자 다른책 제쳐두고 틈틈히 읽었던 책.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 그러나 감상이 깊어지면 그림에 빠지게 되고.... 곧이어 잠에 빠지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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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고 있었다. 물론, 그 작품의 작가와 삶을 공부하며 감상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수많은 작가들을 공부하기엔 너무 벅찼기에 작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책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향기의 미술관>의 저자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나에게 설명을 잘 해주었다. 작품의 해설과 함께 작가의 삶도 잘 정리해서 이야기 해주었는데, 왠걸 저자는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일한 경력이 있으시다. 어쩐지 쏙쏙 들어온다 했었다. 거기에 저자만의 작품 감상 방식도 독자에게 전해주면서 재미있는 작품 감상의 시간이 되었다. 

 <향기의 미술관>에서 빠질 수 없는 향기! 나에겐 정말 신박한(?) 감상 방법이었다. 음악과 미술, 빛과 미술, 공간과 미술 등등.... 요즘 미술 작품 전시도 눈으로만 보는 1차원적인 전시가 아니고 오감을 느끼며 감상하는 시대가 된 만큼 창의적인 감상방법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각과 후각, 그러니까 미술작품과 향기로 감상하는 방법은 처음 접해보는 방식이라서 과연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의문과 기대감이 있었다. 

향기와 함께 하는 작품 감상은 기대이상으로 즐거웠다. 특히 내가 감정이입을 잘 못했던 작품을 향수와 함께 감상 했을 때 더 빛을 발했다. 표지에 있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감상할 때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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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페르메이르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출처:네이버)

이번엔 그림 속 소녀만큼 매력적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향을 느껴 볼 차례입니다.

그림 속 여인에게서 풍기는 매혹적인 살 내음이 느껴지시나요?
지나치게 튀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잔잔한 느낌이 매력적인 향이지요. 머스크, 바로 사람의 살 내음과 가장 유사한 향료인데요.
무게감이 느껴지는 머스크의 향은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더라도 그야말로 '끌리는'향이라고 할까요.
남자로 치면 아주 잘생기진 않았더라도 알면 알수록 그 매력에 빠지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머스크는 섹시한 향료임에 틀림없습니다.
오죽하면 이성을 유혹하고 싶을 때 머스크 함량이 높은 향수를 사용하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을까요.
여러분도 그림 속 여인의 살 내음이 느껴지시나요?
그녀의 유혹에 흠뻑 빠져 보시길
_ <향기의 미술관> 그림과 향수, 그 감상의 시간 4

이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감상을 해야할 지 몰랐다. 나는 인물(사진, 그림, 노래)에 대해 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면서도 '그냥 인물 그림일 뿐이잖아. 이쁘네'라는 감상이 끝이었다.(ㅋㅋㅋ) 그런 나에게 '아놔, 잘 봐. 이 그림을 보면서 그게 끝이야? 잘 봐. 이 여인의 향이 느껴지지 않니? 이런 향을 맡으면서 좀더 깊히 빠져들어봐.' 라는 감상법을 주었다. 
음... 그러고 보니 이 하녀의 지쳐보이는 표정도 보이는 것 같고... 하녀의 신분에서 값비싼 진주 귀걸이라니... 그 귀걸이는 어떻게 차게 되었을까? 화가와 하녀는 무슨 관계일까? ... 등등... 나만의 상상력도 가지게 되었다. 향을 맡으면서 그림을 설명해 주니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서 훨씬 더 깊게 감상하게 된 것이다.

 
 


 

책을 읽고난 후


분명 아쉬움도 있는 법. 
 '냄새' 곧 후각은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감각이다. 옛 시골 할머니댁에서 맡았던 시골냄새, 학창시절 꾸리꾸리하고 비내리는 날 맡았던 비 냄새, 언젠가 길을 가다가 맡았던 맛있는 길거리 간식 냄새, 제주도에서 가 보았던 큰 식물원에서 맡았던 식물들의 냄새, 내가 정말 어른이 되면 꼭 뿌려야지! 다짐했던 내가 제일 아끼는(언젠가는 사고픈) 향수냄새 등... 
향은 가장 개인적인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작품을 감상하며 맡았던 향이 언젠가 방심하다가 맡았던 지나친 무언가의 향수냄새였다면, 작품 감상에 몰입이 잠시 떨어지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 그림을 감상하면서 분명 숲이 울창한 그림을 보고 있는데, 내가 생각했던 숲의 냄새와 다른 향을 맡고 있다면... 오히려 더 방해가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을 수 있겠다 싶었다. (감상의 시간 1에서 내가 그러했다.) 


 아!! 물론, 향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새로운 감상 방식을 알려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입체적인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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