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관심을 두며 나름 좋아하는 화가도 생겼다. 그림체도, 마음씨도 따뜻했던 사람 고흐.
고흐의 작품들은 강렬하진 않지만 잊을 수 없는 색채를 가졌고, 그의 작품들을 평온하며 낭만적이었다. 그의 자화상도 그러했다. 무표정 이긴 하지만 자신감있는 눈이었다. 또렷이 감상자를 바라보는 고흐의 자화상을 볼때면 그가 궁금해 졌다.
고흐의 자화상은 유난히 고흐 자신이 다른 사람을 그린 인물화나 초상화 보다 수가 많았다.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인가? 아니면 자신의 나이들어가는 모습들을 남기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흐의 생애를 기록한 책을 읽고서 알았다. 고흐의 자화상은 어렵고 가난한 화가가 그림 연습으로 그릴 모델을 구할 돈이 없어 자기 자신을 모델로 삼아 그린 연습작이라는것을.
미술을 감상하면서 풍경화, 사물화 등 (아직은 이런 단어 밖에 모르는 미알못이다^^;;) 화가의 그림을 감상해 보면 그 화가의 사상이나 생각, 선호하는 것들을 알 수 있다. 고흐는 평온한 농촌마을을 좋아했고 그래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작품들을 보며 '아 이 작가는 이런생각으로 살고 있구나, 이런 세상을 좋아하는 구나, 이런 시선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자화상'은 어떻게 감상해야 할 지 잘 몰랐다. 자기애?를 표현한 것인가? 자신에 관한 무엇을 나타낸 것일까?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증명사진'쯤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나 역시 고흐를 좋아하고 그를 깊이 알기 전까지는 그저 '고흐는 이렇게 생긴 사람이구나' 라는것만 알아낼 뿐이었다. 하지만 자화상을 통해 깊게 들여다 보니 고흐의 인생을 알았고, 당시의 상황을 알았고, 그 그림 뒤에 감추어진 고흐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621/pimg_7847511791935897.jpg)
<감정의 자화상>책이 그래서 궁금했다.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을 통해 새로운 화가를 알게되길 바랬고, 그들의 인생을 알고 싶었다. 또 자화상이라는 그림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그 이상으로 깨달은 점들이 많았다. 그것들은
첫째, 절대 외면의 모습만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는 것.
둘째, 그때의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그려낸 것은 아니라는 것.
셋째, 반대로 그림 하나로 '나'를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넷재, 작가의 삶 뿐만 아니라 시대를 그려낸 역사라는 것.
책의 모든 자화상을 통해 위의 네가지 이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자화상은 단연 에곤 실레의 '이중 자화상'과 이중섭의 '연필로 그린 자화상'이다. (여러 자화상들이 나에게 충격적이고 깨달음을 주었지만 이 둘을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