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대학시절 원문으로 읽었던 아Q의 모습은 그저 어리숙한 모습일뿐이었다. 다시 읽어내려간 책 속의 아Q는 무력하고 고독해 보였다. 루쉰은 <아Q정전>을 쓰게 된 동기를 "나는 소설의 소재를 주로 병적 사회의 불행한 인간들로부터 취재하고 있다. 그 의도는 병고를 제시함으로써 치료응 꾀하도록 촉구하자는 데에 있다"라고 하였다. 루쉰이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중국 근대화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기에 그 의도를 정확하게 얘기하기보다 아Q라는 인물속에 투영해서 표현해낸것이다. 아Q는 루쉰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지만 당시 국민성을 대표하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신해혁명 당시의 중국민중을 아Q가 대신하고 있다. 아Q가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사람들은 몰랐다. 웨이좡 사람들에게 아Q는 그저 바쁠때 일을 거들어 주고 놀림감일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아Q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관심도 없다. 아Q는 자존심이 강했고 겉으로는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장차 생원이 될 글방 도령이나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자오 나리나 첸도 존경하지 않았다. 동네 건달들이 아Q를 놀리거나 때리면 아Q는 "아들 놈에게 맞은 셈이군"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만족스럽게 승리한 기분이 되어 돌아가고는 했다. 어느날 맞은편에서 정수암의 비구니가 걸어왔다. 아Q는 비구니를 보며 언제나처럼 놀리고 욕을 했다. 그날 비구니는 집적거리는 아Q에게 대가 끊길 것이라고 소리쳤다. 아Q는 만족스럽게 웃었지만 이번 승리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대가 끊길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자오 나리 댁에서 일을 하던중 유일한 여자하인인 우 어멈이 있었는데 아Q는 같이 자자며 우 어멈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우 어멈이 놀라 뛰쳐나갔고 결국 아Q는 자오 나리 댁에 가서 사죄하고 모든것에 대한 책임을 질수 밖에 없었다. 성으로 들어간 아Q는 거인 나리의 집안일을 거들어 주며 돈을 벌었다. 그후 아Q는 혁명당에 참가하려하고 마침내 반란을 외치며 혁명에 가담하려 한다. 하지만 혁명당이 되고 싶은 아Q를 혁명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넣어주지 않는다. 어느날 자오 나리 댁이 털리자 아Q는 의심을 받고 체포되어 성으로 끌려간다. 결국 이 일에 대한 죄목을 아Q가 모두 떠맡게 된다. 아Q는 혁명으로 자신이 주인이 될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꿈도 깨어지고 말았다. 아Q는 현실과 마주하려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늘 맞고 싸움이 일어나면 늘 다른사람에게 지면서도 자신만의 정신승리법을 사용해서 자신이 이긴것이라고 믿어버린다. 그리고 자기보다 약한 상대가 나타나면 늘 괴롭히고 비하하기도 한다. 싸움에 지면서도 자신은 이겼다라고 생각하고 약한사람을 괴롭히면서 다시 승리를 맛본다. 이런 아Q의 모습은 현실과 대면하지 않으려 하면서 정신적으로만 위안과 합리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늘 자신만의 승리법으로 이겼다고 생각하는 아Q의 모습속에 루쉰은 중국의 모습을 반영했다. 중국인과 중국사회는 늘 머무르고 있을뿐 그 실상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쉰은 중국의 신해혁명이 중국 민중의 삶을 바꾸지 못한점을 아Q를 통해 이야기했다. 혁명 다운 혁명이 아닌 실패해버린 혁명이라 비판하고 있는것이다. 이 책속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우리는 아Q의 나약한 모습을 통해 그 당시의 국민의 모습을 생각해볼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아Q는 안타까운 삶을 살다간 불쌍한 사람이지만 그만큼 나약했고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변화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도 억눌렀다. 아Q의 모습속에서 현식을 직시하고 대결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