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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서메리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10월
평점 :
-나는 지금도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진짜가 아니고, 상상이 다 허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 쭉쭉 오르는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을 봐도 뛰어들 마음이 생기지 않고, 현실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글짓기에 인생을 바치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 모른다. 잘되리라는 자신감은 별로 없지만, 사실은 그래서 꽤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희미한 믿음이 있다. 아무도 겪어보지 못했고 다들 아니라고 하지만 어쩌면 이 상상이 정답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믿음이.(p157)
문득 문득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바쁘고 정신없게 하루를 보내고 난후 때때로 밀려오는 회의감들, 불안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 한 아름 이고지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렇게 버텨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내맡긴 기분으로 흔들리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유튜버로 서메리 작가를 처음 알았고 번역가이자 일러스트 작가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들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저자가 만났던 책 속의 문장들과 일상의 경험들이 만나 따뜻하고 다정한 말들이 우리를 어루만진다.
'나다운 나'를 찾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공감되는 동시에 지금 내 모습에 대한 실망감을 조금은 내려놓게 했다.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나만의 길을 잃지 않고 찾아가는 것, 과거와 미래의 행복과 불행들이 모두 어우러져 나를 만들어냈다는 것, 그렇게 내 인생의 이야기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삶은 늘 완전하고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한다. 나를 잘 알아가는 방법들을 그녀를 통해 또 한 번 배운다. 때때로 흔들리더라도 다독이고 응원하며 그렇게 다시 앞으로 느리게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