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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주제의 책이 아니기에 접근하기에 쉽지 않았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 책은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쿠데타, 대재앙, 기술의 장악이라는 세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정리한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무너질 것이다. 민주주의도 언젠가 과거 역사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책을 들여다본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실패 가능성에 대해 예측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민주주의 수명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실패했던 과거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우리는 앞으로의 모습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이념적인 대립과 제도적 문제, 파벌 간의 차이가 해소되지 않았을 때 쿠데타가 일어난다. 쿠데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21세기에는 다른 형태의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후 변화와 핵위협에 관련된 민주주의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쉽게 대답을 내릴 수 없다. 대재앙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실패는 쿠데타와는 다르며 쿠데타가 발생하면 민주주의에는 재앙이지만 삶은 계속되고 사회는 살아남는다. 환경파괴로 인한 종말은 서서히 다가오는 재앙이며, 핵으로 인한 재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다. 앞으로 우리는 대재앙의 가능성에 대한 실존적 위험을 상상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기술의 발전과 연관시킨 민주주의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우리는 온라인과 비교하며 민주주의는 느리고 서툴다로 생각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 관료제 등의 절차는 너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민주주의의 승리를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고 숨겨진 정보나 정치인들의 진실들도 모두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인터넷상의 정보가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는가. 결코 아니다. 가짜 뉴스들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재생산되어 여론을 왜곡한다.
마지막은 민주주의에 대한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해본다. 민주주의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앞으로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여지는 남아있다.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민주주의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들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며 민주주의 종말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