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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를 위한 위로
이솜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4월
평점 :
-일어나지도 않을 순간을, 다가오지도 않은 내일을 위해 아등바등 힘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그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된다.
그러니까 오늘,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고 즐기자.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p149)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강렬한 제목은 내 이야기 인가 싶었다. 한 겨울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더 선호한다. 얼어 죽어도 고집스럽게 먹고 싶은 건 먹고야 만다. 내가 원한다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설령 후회할지라도 그냥 하면 된다.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고 잘 버티고 있는데 나는 주저앉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무력해지고 우울해지는 반복적인 패턴, 그럼에도 '나'를 찾기 위해 써 내려갔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삶에서 나 자신을 위한 시간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나 역시 희미해져 가는 거 같아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읽었고 좋은 글귀는 적고 또 적었다.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을 찾아가며 조금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지금도 온전한 나를 되찾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찾아가는 중이다.
이 책은 무기력하고 지쳐버린 우리에게 스스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해나가기를 응원한다. 긴 겨울 끝에 따뜻한 봄이 찾아오듯 결국 모든 것을 괜찮아질 거라는 따뜻한 위로들이 마음을 녹인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 저자가 스스로를 찾아가기 노력하던 과정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결국은 잘될 거야.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