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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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작은 일들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 생각도 너무 크고 헤아릴 수 없게 될테니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p64)

다람쥐의 위로는 낯설고 특이했다. 그동안 위로는 힘들어하는 상대에게 말로 다독이며 용기도 불어 넣어주는 일이라 생각했다. 《다람쥐의 위로》의 주인공 다람쥐는 친구들에게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하지도, 용기나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뻔한 조언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타인과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넘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지 않은 다람쥐의 위로가 사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위로로 가장한 조언과 충고들을 하며 상대방을 다 아는 것처럼 판단하고 재단한다. 진정으로 필요한 건 다람쥐처럼 옆에서 조용히 들어주고 앉아있어 줄 수 있는 딱 한 사람이다.하는 일 마다 안되고, 나만 이런 모습인거 같아 우울하고 힘들어지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마다 다람쥐는 옆에 앉아 조용히 귀 기울여준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개미, 등딱지에 비가 새지는 않을까 고민하는 거북이, 포효하는 자신이 두려운 사자 등의 동물들은 각자의 걱정거리가 있다.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모습에 속상해한다. 이때마다 다람쥐는 그들의 걱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왜 이런 걱정을 하는 거지' 싶은 문제들도 다람쥐는 절대 가볍거나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상처를 받는 모습들, 비슷비슷한 걱정과 고민거리로 우울함을 반복한다. 그래도 다 괜찮다. 다람쥐의 다소 철학적인듯한 조언들을 들여다 보면서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수긍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다람쥐의 위로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붙어있는 고민과 걱정을 툴툴 털어내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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