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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양장) - 개정판 ㅣ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처럼, 잠자는 시간으로, 회상하기로, 내 다양한 일들을 판독하고 빛과 어둠이 교체라는 것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감옥안에서는 끝내 시간관념을 잃는다는 것을 나도 분명히 읽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큰 의미가 없던 말이었다. 나는 하루가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사는 것은 길었지만, 하루가 다른 하루로 넘어가는 것으로 그렇게 팽창하는 것이다. 그들은 거기서 자신들의 이름을 잃는다. 어제 또는 오늘이라는 단어는 내게 의미가 지켜진 유일한 것이었다.(p113)
어느 날 뫼르소는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장례를 치른다. 장례를 치른 후 옛 동료였던 마리를 만나 해수욕을 즐기고 영화를 보고 사랑을 나눈다. 뫼르소는 레몽과 함께 해변에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한 아랍인들을 만난다. 그 아랍인 중에는 레몽과 헤어진 여자친구의 오빠가 있었다. 그들과 싸움이 벌어져 레몽이 다친다다. 우연히 아랍인 한 명과 다시 만나게 된 뫼르소는 그가 칼을 꺼내자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긴다.
뫼르소는 체포 후 수차례의 심문을 받는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사람들에게 점차 반감을 일으켰고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적대감을 느낀다. 변호사와 재판장, 배심원들은 엄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일, 장례식을 치른 다음날 여자와 함께 수영을 하고 영화를 본일, 권총으로 아랍인을 네 번 쏜 일들에 대해 그의 냉정함과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평가한다.
살인 사건 이후 오히려 자신의 사건에 대해서 뫼르소는 점차 소외되어 간다. 사람들과의 간격이 벌어지며 누구도 오롯이 뫼르소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 속에서 서서히 밀려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는 낯섦을 느낀다. 뫼르소는 무관심하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러한 그의 성격은 타인에 의해 왈가왈부 평가당하며 결국 진실과 거리감을 벌린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냉철하고 잔혹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일들을 끌어와 자기 기준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들, 지금 현실에서도 많은 이방인을 만든다.
죽음에 이르러 자신의 모습과 세계를 직시하는 뫼르소는 비로소 자유를 느낀다. 우리는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 부조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 지금 가진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이 뫼르소가 죽음에 이르러 깨닫고 전하려는 메시지이다. 《이방인》을 다시 읽으며 소설 속에 미묘한 복선을 깨닫는 일도 즐거웠다. 이번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은 정확한 직역을 통해 문장의 의미가 왜곡되지 않는 번역을 선택했다. 역자노트를 통해 원뜻을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