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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하우스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주인공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며 마땅한 직업 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는 어릴 적 함께 놀았지만 이제는 멀어져 버린 크누텐을 10년 만에 다시 만난다. 변한 게 거의 없는 '나'와는 달리 크누텐은 음악교사가 되었고 결혼을 하고 두 딸을 얻었다.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크누텐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과 초조함에 휩싸인다. 그날 저녁 피오르에서 낚시를 하던 '나'는 크누텐의 아내를 만난다. 그녀에게 낚시를 알려주면서도 마음은 불안하고 두렵다.
크누텐은 친구와 늘 함께 놀던 보트하우스를 생각한다. 어릴 적 그들은 자주 보트하우스에서 놀며 시간을 보냈다. 한때는 자신의 모든 삶이었던 곳이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크누텐은 자신의 아내가 친구에게 보이는 다정한 행동과 눈빛을 지켜본다. 아내의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크누텐과 그녀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간격의 틈이 생긴다.
'나'는 끊임없이 글을 쓰며 불안감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해가지만 불안감, 두려움, 괴로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나'의 심리를 묘사하며 끊임없는 불안을 나타내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함께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게 한다. 글은 끊임없이 반복되며 그 반복되는 글은 불안을 독자에게 넘긴다.
'불안감'이라는 단어는 책 속에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한다. 읽는 내내 어둡고 섬뜩한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전반적인 소설에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문체에 매료되어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은 읽은 후에야 모든 것들을 비로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