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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ㅣ 1일 1클래식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평점 :
별 하나 없는 호수,
창백한 시선 하나,
달은 반쯤 깨어 있네,
스며드는 회색 안개 사이로.
마지막 붉은 잎들이 떠러지네.
장미로 장식한 현관,
시계는 울림을 멈추었고,
긴 하루가 저문다...(p412)
이 책은 가까이하기에 어렵다고 느껴지던 클래식 음악을 하루 한 곡씩 소개하고 있다. 클래식은 넘을 수 없는 세계라는 느낌과 극소수의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한 음악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쉽고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클래식을 듣고는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서 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곡에 대한 짧은 소개들은 한 번쯤 듣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천 년 동안 이어온 클래식 음악 속으로 들어가 240명 이상의 작곡가들이 쓴 366곡의 작품을 소개한다. 저자가 사랑하는 음악들에는 12세기의 철학자이자, 과학자, 음악 신비주의였던 힐데가르트 폰 빙엔부터 시작해 1986년 알리사 피르소바까지 현대 작곡가들도 포함되어 있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들어야 하는 음악이 아니다. 운동을 하거나 집안 일을 할 때 들어도 상관없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고 일상 속으로 클래식 음악을 끌어다 둔다.
더 나은 사람, 더 똑똑한 사람, 더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클래식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이나 작곡가를 모른다고 해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이 책은 클래식의 세계가 어렵고 낯설다는 사람들에게 손 내미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곡 뒤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그들도 우리와 함께 고민하고 비슷한 걱정을 하던 사람들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익숙하지 않던 새로운 세계로 걸어들어가는 길을 낯설지만 흥미롭다. 이 책은 그동안 몰랐던 클래식을 공부해서 다 알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하루 한 곡씩 가볍게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에게 최적의 책이다. 하루 한곡 클래식으로 시작하는 아침 시간은 꽤 괜찮다. 책을 통해 좋아하는 클래식 몇 곡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어진다.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매일 한곡씩 소개된 음악을 들어볼 생각이다.
-1월 26일 Unsent Love Letters(보내지 않은 연애편지)
좋은 곡을 만나고 계속 반복적으로 재생해 듣고 있다. 책 속에 소개된 음악을 다 듣게 된 후에는 나만의 클래식 재생 목록이 만들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