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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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년 전쯤 유튜브 이야기만 나오면 '겨울서점' 이야길 했었다. 책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일단 플레이만 하면 무조건 끝까지 보게 된다고. 아주 그냥 귀에 쏙쏙 꽂히게 책을 소개해준다고 말이다(아주 그냥 똑 떨어지는 문장을 똑 부러지는 발음으로 들려주기에). 시간이 흘러 겨울서점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튜브에 겨울서점이라고.. 혹시 봤어요?" 이러면 "야~~ 내가 옛날에 보라고 한 게 그거야" 큰소리도 빵빵 쳤었다. 😅

전혀 읽을 생각이 없던 책이지만 북튜버 김겨울님 소개를 듣고 인생책을 몇 권 만난 것만으로 아주 애정하는 채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겨울님 책 편집에 함께하는 영광을. 그리고... 드뎌 책이 출간!! 산뜻한 디자인과 알찬 내용으로 눈과 생각을 사로잡을 것이니 부디 많은 독자들이 관심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이젠 검색도 유튜브로 한대요" 하는 말을 듣기 시작한 것도 이미 꽤 된 것 같다. 그만큼 유튜브가 대세인 세상인지라 한 번쯤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내 주위만 봐도 여섯 살 조카 2호가 "안녕하세요~ 김OO TV에 OO입니다. 오늘도 베이블레이드를 해보겠습니다~ 어쩌고저쩌고" 이러구 놀고 있으니 말이다. ^^;;

누구나 쉽게 1인 채널을 만들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되니 진입장벽이 낮을 것 같지만 사실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에서 저자가 자신의 등짝을 때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하는데 나도 편집을 하며 내 등짝을 몇 번 때리고 싶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싶어서 말이다.

개인 경험인데 언젠가부터 편집한 책들의 북트레일러를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렸었다. 그런데 이 책을 편집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열심히 만들어서 대충 올렸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중요한 건, 열심히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무 소용 없이 쓸데없는 애만 썼다는 말이다. 뻘짓한거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든 콘텐츠를 알리려고 하기 전에 뭘 준비해야 하고 뭘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가를 알게 되었고 극강의 지구력과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거다. 그럼에도 또 한 번 새로이 깨닫게 된 건 즐기면서 하는 일에 장사 없고 즐기면서 '계속' 할 수 있으려면 자신만의 원칙을 정말 확고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배운 것이다. 그리고 6년 동안 올렸는데 구독자 9명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_-;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을 영상 매체인 유튜브를 통해 안내하고 권하는 사람이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올리면 구독자도 훨씬 많겠고 검색에도 많이 걸리겠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는다. 그럼에도 10만 명의 채널 구독자를 가진 단단한 북튜버이다. 나도 그중의 1인이다. 힛. "북튜버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구독자는 어떻게 모았나요, 무슨 촬영 장비를 쓰고 뭘로 편집하나요, 북튜버는 돈을 벌 수 있나요" 하는 갖가지 질문들에 조곤조곤 모두 답해 놓은 책이다. 질문에 대한 답들도 얻을 수 있지만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하는 책이다. 나는 그랬다. 아무튼, 유튜브(버)에 관심 있으신 분들, 북튜브(버)에 관심 있는 분들의 필독서이니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


정신을 차려 보니 북튜버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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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온다 - 늑대를 사랑한 남자의 야생일기, 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도서
최현명 지음 / 양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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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의 증언에 따르면 꿈에 늑대에 발뒤꿈치를 콱- 깨물리고 태어난 게 나란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와서인지 왠지 모르게 늑대에겐 친밀감을 느끼는데 이 늑대가 한반도에선 이미 오래전에 멸종된 동물이다. 늑대에 관한 국내 저자의 책이라니...

2002년부터 늑대를 쫓아 헤매고 다녔다는 포유류 전문가 최현명 선생님은 이십 년이 채 못 되는 시간 동안 마흔 번 가까이 그들의 땅을 찾았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여행의 기록. 늑대를 찾아 떠난 여행이 일기 형식으로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고 몇 컷의 사진, 여행 밖 이야기가 들어있다. 늑대를 찾아 떠난 여행의 기록도 흥미진진하지만 나는 '여행 밖 이야기'를 훨씬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나라에서 늑대가 어떻게 사라져갔고 동물원을 어떻게 떠돌았고 개와 늑대의 간극에 관한 이야기들의 몰입감이 상당하다. '늑대들의 수난사'에서는 늑대와 까마귀가 완벽한 공생 관계라는 부분에서 혼자 씩- 웃었다.

늑대 태몽으로 태어난 나의 졸업 논문 주제는 '까마귀'다. 까마귀의 상징 변천사에 관한 고찰... 정도의 내용이었다.(내 논문 어디간겨-_-) 신성한 길조로 여겨지던 삼족오나 본초강목에서 자오(慈烏)로 칭하는 것, '반포지효'라는 말에서 등장하듯 효의 아이콘이었던 까마귀가 언제부터 '죽음'을 상징하고, 아침부터 울면 나쁜 소식을 전한다는 흉조의 아이콘이 되었나..하는 주제였는데 고백하면, 결론은 좀 흐지부지였다. 처음엔 일제 영향이라고 의심해 몰아가려고 했는데 그건 아니라 실패하고 어떻게든 결론은 내야겠기에 '죽음'의 의미가 변했다는 식으로 허겁지겁 결론을 냈던 조악한 졸업 논문이었다. 어쨌건 그런 이유로 나는 까마귀에도 친밀감을 느끼는데 늑대와 까마귀가 완벽한 공생 관계라니 혼자 웃을 수밖에.(알고보니 운명적 만남)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쓰였던 건 그렇게 늑대를 쫓아다니는 저자가 끊임없이 늑대와 거리를 두는 것이다. 어떤 에피소드쯤에서는 아낌없이 정을 퍼부을 것 같은 순간에도, 애틋한 마음에 절로 발길이 갈 것 같은 순간에도, 저자는 그러지 않는다.(나는 이것이 초인적 인내로 느껴진다. 물론 저자는 이런 감정선에서도 나처럼 호들갑스럽지 않다) 아마 이분은 야생은 야생의 것이어야 한다는, 그래야 지킬 수 있다는 야생의 본능을 가진 것 같다.

사라졌다는... 이제는 영원히 없다는 상실감에 내내 마음이 아린 책. 심지어 평소에 이 땅에서 멸종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도 못했었는데.


해가 뜰 무렵과 해가 질 무렵, 그러니까 빛과 어둠이 서로 섞여들 때가 가장 아까운 시간대다. 이때 동물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맘껏 즐겨야 한다.
혼자 숲속을 걸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곁을 지키는 친구라곤 그림자뿐인데다, 그는 참견하는 법이 없다.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만 가득 차고, 질문도 답도 단순해진다. 타인을 배려할 필요도, 개인적인 호기심을 억누를 필요도 없다. 혼자일 때 스스로에게 가장 충실할 수가 있는 것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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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꾸리는 법 - 책과 책,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 땅콩문고
윤성근 지음 / 유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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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저자와 가상의 인터뷰를 한 형식으로 쓴 서평이다. 내용은 모두 <작은 책방 꾸리는 법>(2019, 유유)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대략 4~5년 전쯤인 것 같다개성 있는 동네책방이 대중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책방 관련한 책도 많이 출간되었고 전국 곳곳의 특색 있는 동네책방이 소개되며 주말이나 휴가철에 동네책방을 찾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SNS 공간에는 작고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동네책방과 감각적으로 큐레이션 된 책을 촬영한 사진이 끊임없이 올라왔다안타깝지만 그렇게 동네책방에 환호한 분위기가 책에 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아직도 요원한 것 같다몇 년 전부터는 임대 계약 기한인 2~3년이면 책방이 문을 닫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기도 하는데그런 사업적 승패와 상관없이 여전히 책방지기를 꿈꾸는 사람도그 꿈을 접는 사람도 많다이번에 <작은 책방 꾸리는 법>을 낸 작가이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책방지기이기도 한 윤성근 씨를 만나 십여 년 책방을 꾸려온 이야기를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는 동네책방을 운영하고 있다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2007년부터 시작했다. 12년째이다. IT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어릴 때부터 글자와 책을 좋아한 영향인지 퇴근만 하면 책방으로 달려가 서점원들 곁을 맴돌고 책방 일을 엿보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나름 철저하게 사업 계획도 세우고 이제야말로 책방을 꾸릴 때라는 견고한 확신을 가지고 야심차게 시작했다.

 

-철저하게 사업 계획을 세웠다는 말이 인상적이다책방이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었나실제로 책방을 운영하는 분들을 만나 보면 뭔가 비현실적이다말수도 적고 모호한 눈빛으로 항상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데 도무지 어디를 보는지책방을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업자(책방 주인)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아니다유심히 보라온종일 아무 일도 안 하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뭐라도 하고 있을 것이다늘 자기 책상을 정리하거나 책의 위치를 나름의 방식으로 바꾸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주로 누가 어떤 일을 시키거나 해야 할 일이 쌓여 있을 때 그러고 있으니 딴짓을 한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책방이 사업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물론 크게 한몫 잡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접근한다면 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내가 생각한 사업은 되도록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터를 잡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 주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업이다그래서 규모는 무리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최대 100제곱미터에가게를 차리는 총비용은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포함 총 5천만 원 정도로 제한했다.

 

-성공적이었나서울책방학교 기획자이자 강사로도 활동하고 또 초청을 받아 일본 도쿄 진보초와 일본 문화청에서 한국의 작은 책방들에 대한 강의를 한 것으로 안다. 2018년에는 서울시에서 우수 서점 표창을 받기도 하시고이렇게 <작은 책방 꾸리는 법>이라는 책을 쓰신 정도이니 꽤 만족하실 것 같다.

글쎄만족이라… 끊임없이 아름다운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철저하게 사업 계획을 세웠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야심차게 책방을 열었는데 손님이 하루에 한 명도 오지 않는 날이 태반이었다매일 새로운 형태의 역경과 시련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쏟아졌다하루하루 견디며 누구에게도 배운 적 없는 경험을 쌓아왔다그래서 지금 책방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책방 창업을 꿈꾸고 있는 분들께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싶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이라면?

이를테면 혼자 꾸려나가기에 적당한 책방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책방으로 공간을 임대할 때는 어떤 조건들을 따져 봐야 하는지책방 이름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짓고서가는 어떻게 꾸며야 하고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어떤 이벤트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고홍보는 며칠 전부터 해야 하는지 등등예비 책방지기나 초보 책방지기들이 궁금해할 법한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거의 모두 다루려고 애썼다.

 

-잠깐만 들어도 책방 창업 A to Z인 것 같다이벤트라는 단어를 들으니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서 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떠오른다늘 성공적인 이벤트를 꽤 많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결을 말해줄 수 있나?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찌 매번 성공하겠나그래도 LP 클래식 음악 감상회영화 상영회라이브 공연책 만들기 워크숍 등은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벤트이다그리고 나는 성공적인 이벤트를 할 수 있는 확률이 많이 잡아도 30퍼센트 정도라고 생각한다아무리 잘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마저 마음대로 만들기는 어렵다이벤트를 매번 훌륭하게 치를 수 있다는 환상은 아예 버리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그리고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 성공적인 이벤트를 하려면 적어도 1~2년 정도 그 지역 공동체 안에서 믿음을 키워야 한다책방은 이벤트 회사가 아니다책방이니까 사람들로부터 믿음직한 책방이란 인식을 얻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그다음 단계로 나아가 어떤 행사를 기획해야 하고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하고 행사를 마친 다음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웃음책에 모두 풀어놓았다.

 

-역시책을 판매하는 수완이 대단하시다. (웃음그런데 역시 책을 파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2~3년 안에 문을 닫는 작은 책방이 많다고 한다그래서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책방지기에게 궁금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책방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한 달 평균 매출은 얼마인지여전히 책방에서 나는 수익으로 먹고사는 게 가능한지 같은 것들 말이다.

사실 책방에는 책을 보러 오는 손님도 있지만 책방 꾸리는 법이 궁금해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처음 말씀드렸듯 12년 정도 이어오고 있는데 작은 책방을 찾는 손님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려고 그곳에 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그들은 책방을 책처럼 읽는다그들에게 작은 책방은 책 그 자체인 것이다재미있어서위로가 되어서도전 의식을 주어서… 이런 다양한 의미로 사랑받는 책을 사람과 연결하고 또 그곳에 온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야 오래 유지될 수 있다책방이 사람과 사람이 느슨하게 엮여 있는 신뢰의 공동체가 된다면 더없이 좋다.

책방에서 나는 수익으로 먹고사는 게 가능하냐고솔직히 작은 책방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책에서도 꽤 자세히 현실을 언급했는데 결과적으로 순이익 2백만 원을 남기려면 정가 1만 원짜리 책을 날마다 130권씩 팔아야 한다기껏 한두 사람이 일하는 작은 책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그래서 먹고살려면 책 판매 이외에 다른 방법도 동원해 수익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윤성근 작가는 어떤 다른 방법을 동원하고 있나?

나는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북토크나 인터뷰방송 출연 섭외도 꽤 있다책 아닌 다른 물건을 팔 수도 있고커피 같은 음료를 판매할 수도 있고독서 모임이나 워크숍 등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그런데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사실 몇 가지 있지만 시간상 한 가지만 꼭 말하겠다그렇게 책방 이외의 일을 하다 보면 그쪽의 수입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책방 이외의 일이 아무리 수입이 많다고 하더라도 책방을 2순위로 미루면 안 된다책방을 하기로 했으니 우선순위는 항상 책방이다그래서 나도 아무리 섭외가 많이 들어와도 책방을 너무 오래 비워 두지 않도록 조절한다한 달에 최대 열 번까지만 이벤트 섭외에 응한다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이유는 내가 책방을 운영하는 실무 노동자이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

 

-정말 동감한다어렵게 찾아갔는데 주인장이 없거나 문이 닫혀있으면 솔직히 다시 찾기 힘들다어느덧 자리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마지막으로 초보나 예비 책방지기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방들이 한순간 많이 생겨났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닫을 수도 있다하지만 나는 오해와 갖가지 편견 속에서도 작은 책방이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여전히 무모한 사업이라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자기만의 새로운 책방을 꾸려 일해 보고 싶다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을 안다나의 이 모든 경험이 적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길은 내가 걸어가면 뒤에 생기는 것이니 가지 않으면 길도 없다고 생각한다좋은 책방멋진 책방잘나가는 책방돈 잘 버는 책방사실 이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의미도 각자가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다다만시행착오는 줄일 수 있으니 <작은 책방 꾸리는 법>을 참고해 달라.

책방을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책에 미쳐 있거나 현실감각이 좀 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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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 1시간만 공부해봅시다 - 다시 시작하는 나를 위한 1일 공부 실천법
양승진 지음 / 메멘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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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과 함께하며 두 가지는 확실히 달라졌다. 

아침에 눈 뜨면 스마트폰 잡던 버릇 대신 책 2페이지씩 읽기로 한 것과 집중력이 필요할 때 포모도로 시간법을 요긴하게 쓰고 있는 것.

그래서 요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읽는 책은 <올랜도>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 작업을 하며 왜 <올랜도>를 안 읽어놨던고, 하며 많이 자책했었는데(읽으니 역시 몇 배로 내용이 풍부하게 다가왔겠다 싶어서 아까비) 막상 시간이 생겨도 자꾸 미뤘었다. 이참에 읽기 시작했는데 일주일 정도 됐는데 절반 정도 읽은 것 같다(실현이 어려운 목표는 포기를 부르기에 처음 목표는 소박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하루 2페이지로 정했는데 절로 책장이 자꾸 넘어간다). 아침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뭔가 뿌듯함과 기분좋음을 선사해준다. 앞으로 기상 독서는 왠지 읽기 힘들었던 고전으로 정함.

포모도로법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마감이 막 겹칠 수 있는 외주편집자가 넷플릭스나 웹툰, 유튜브의 개미지옥으로 빠지지 않고 무사히 발등의 불을 끄게 하는 데 아주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아주 쉬운 것 같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아서 나는 타이머 한계가 아직 20분이다(이건 뭐 유년기 집중력이냐). 이게 점점 훈련이 되면 시간이 늘어난다. 늘어날 거다. 늘어나......겠지. -_-;;

anyway. 뭐래도 하나는 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인데 공부덕후 해럴드코리아 양승진 (Yang Sungjin) 기자께서 생생한 tip들을 대방출해놓았으니 "난 왜 이래 자꾸 늘어지지" 싶은 분들은 도서관에 신청해서라도 한 번쯤 읽어보시길. 학습에 도움이 되는 즐겨 보거나 듣는 유튜브 채널, 팟캐스트까지 모두 공개해놓으셨는데 그 바람에 내 구독 채널이 계속 늘고 있다. 물론 구독만 해놓고 저자처럼 열심히 듣진 않는 게 '데헷'한 나의 한계다.

일단, 1시간 공부법은 뭐니뭐니해도 갑of갑인 '마감 시간 효과'를 줘서 짱인듯. 뭔 일이 되려면 역쉬 마감을 정해야 한다. ^^;;;;

이 책의 한 가지 단점은... 물욕이 생기는 거다. "소음 차단 이어폰"만 있으면 일도 배로 많이 할 수 있을 거 같고, 하루에 2시간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막 응, 막~ 열심히 뭘 막~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일단오늘1시간만공부해봅시다 #메멘토 #습관 #공부 #시작하기도전에장비욕심 #소음차단이어폰#올랜도 #예술가들이사랑한날씨 #마법의데드라인 #마성의공부덕후 #거실생활자_작업일지 #오늘의책

공부한 내용을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요약하는 것은 대표적인 아웃풋 중심의 학습이다. 수동적인 책 읽기와 같은 인풋 중심의 학습만으로는 공부가 부족하다. 읽고 들은 내용을 자신만의 단어를 사용해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지식을 좀 더 강력하게 ‘내면화‘하는 방법이다. - P105

중급 수준에 올라가지 못하면서 계속 초급에 머무는 ‘평생 초급 함정‘에 빠진 것이다. 경험적으로 외국어는 일종의 ‘중력의 법칙‘이 작용한다. 한 단계를 올라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상당한 분량의 공부를 해야 한다. - P166

논문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효과 있는 읽기 전략을 써보자. 첫 단계는 제목, 초록, 키워드를 읽으면서 전체 내용을 파악한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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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여행하는 법 땅콩문고
임윤희 지음 / 유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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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책이 가득 찬 서가들 사이로 부유하는 마른 먼지는 햇빛에 반짝이고 창가 노곤한 바람에 살랑이는 흰 커튼 사이로 언뜻 책을 든 소년이 보인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라는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다. 아, 영화에서 또 하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장치는 그녀(또는 그)의 이름이 적힌 도서카드. 


개인사는 서가를 떠도는 마른 먼지만큼 건조해 비록 도서관이나 도서카드에 얽힌 말랑말랑한 추억은 없지만 여전히 내게 도서관이나 도서카드는 그 자체로 설렘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펀딩하면서 사은품으로 추억 돋는 도서관 대출카드를 마련한 출판사에 엄지 척. 덕분에 전 제 카드를 꺼내들... 아하핳.) 



여튼, 그 ‘도서관’을 여행하는 법을 '책 만드는' 도서관 덕후가 알려준다니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궁금했다. 그는 이 책에서 해외 도서관과 우리 도서관들을 두루두루 둘러보며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온 사람들의 꿈”을 살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신기하다가도 답답하고 부럽다가도 뿌듯하고 뭉클하다가도 아쉬운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여운이 긴 이야기들이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중 ‘사서’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계기가 된 것이 개인적으론 가장 새롭다. 평소 ‘사서’라고 하면 책을 대여하는 과정을 돕고, 원하는 책을 쉽게 찾도록 도와주고,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필요로 할 책을 미리 갖추는 정도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막연한 생각이었으니 어떤 향기도 어떤 색깔도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만난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은 도서관 문 닫을 시간 즈음 (아마도) 조용하고 차분할 목소리로 “몇 분 남았어요” 하고 알려주고, 아이들의 별별 호기심을 무심히 대하지 않고 “함께” 고민해주고 정보를 찾고 필요한 책을 알려주는, 신뢰감과 따스한 온기로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을 함께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일깨워주었다(그런 존재는 좀 더 적극적인 '나의'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도서관을 “사회 구성원에 대한 믿음 그리고 책이 이들을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동시에 품고 있는 곳”이라고 정의하는데 그런 멋진 공간의 한 부분을 사서라는 ‘사람’이 가득 채우고 있다는 존재감이 새삼 대단하게 다가왔다고나 할까.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책’이 중심인 공간이다. 우선 책이 있고, 그 책을 읽거나 빌릴 수 있는 공간이다. 중심이 ‘책’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도서관도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해 ‘사람’이 중심이 되어 문화, 예술의 터전이 되기도 하고 소통과 교류, 정보를 나누는 장(場)을 조성하기도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을 도서관 덕후라고 말하는 그는 “한 시민이 어떤 앎의 세계에 진입하려고 할 때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사회 전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또한 부유하든 가난하든 잘났든 못났든 늙었든 젊었든 장애가 있든 없든 간에 그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어렵지만 흥미진진한 실험이랄까. 도서관의 세계에는 그런 멋진 꿈이 있었다.”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요즘 말로 ‘심쿵’했다. “한 시민이 어떤 앎의 세계에 진입하려고 할 때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라니. 그런 멋진 사회 시스템으로서의 공간이라면 나도 좀 알아둬야지 싶은 맘이 절로 들었다. 응원도 좀 받고 환대도 좀 받을라고.^^; 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사회 시스템은 우리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살피고 함께 고민해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 시민이 어떤 앎의 세계에 진입하려고 할 때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사회 전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또한 부유하든 가난하든 잘났든 못났든 늙었든 젊었든 장애가 있든 없든 간에 그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어렵지만 흥미진진한 실험이랄까. 도서관의 세계에는 그런 멋진 꿈이 있었다." - P13

질문이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만이 갖는 특권. 동네 도서관에서 조카와 나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질문의 답을 찾는 길을 안내받았다. - P23

가끔은 조심스러운 마음과 호기심을 동시에 품고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는 이들에게 말 걸고 싶다. 삶이란 그렇게 소소한 것들이 켜켜이 쌓여 구성된다. 도서관에서의 시간도 그러할 것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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