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책읽는나무 > 어른이 보는 그림책(?)
-
-
보름달의 전설
미하엘 엔데 지음, 비네테 슈뢰더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 내지는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는 테마의 책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책들은 일단 부담없이 책을 넘기며 읽을수 있어 좋다.
부담없이 읽었으되 책을 덮고 나면 잃어버린 그무엇인가를 다시 가슴속에 주워 담은것 같은 느낌이 있어 또 좋다.
헌데 좋은것은 알겠는데...그게 또 이런 책들은 솔직히 말해 돈 주고 잘 사지지 않는 책들이다.
같은 돈이면 더 오래 소장할수 있는 책들의 가치를 저울질 하느라 내가 구입하는 책 목록표에선 가차없이 소외당하는 책들이다..ㅠ.ㅠ
헌데...요즘 시간이 흐를수록 '아~~ 이래선 안되겠구나!' 라고 새삼 다짐하게 되는데..그 이유는 내가 내새끼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내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정서순화를 위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애써 옆에 끼고 봐야만 할것 같기 때문이다..ㅡ.ㅡ;;
좀 이상한 목적으로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을 찾는 이유가 되어 좀 거시기하다...ㅠ.ㅠ
오늘 나는 소장가치가 높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그 유명한 미하엘 엔데의 책이다..일찌기 <모모>책을 읽고서 개인적으로 깨달음이 컸던지라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강요했고(일주일만에 다 읽은 조카에게서 결국 "모모책 재밌어요!"라는 대답을 들은후 집으로 돌려보냈다..^^"")...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인의 딸들에게도 또 <모모>책을 안겨주고서 독후감 써서 이메일로 보내라고 협박을 했다..이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어른답지 않게 강요를 한것 같아 많이 부끄럽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미하엘 엔데의 책을 내주위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책을 만났으니...이제 조카들은 또 내게서 시달림을 받을 듯 하다..ㅋㅋㅋ
조카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긴 하나...이책 만큼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먼저 앞선다..책의 내용자체도 많은 생각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일단 비네테 슈뢰더의 그림이 하나의 명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이책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궁합이 잘 맞는 책인것 같다.
몽환적 분위기의 초현실주의적인 그림들이 신비스럽다 못해 사람을 공중에 붕 뜨게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고고한 은자와 밑바닥을 살았던 도둑!
이 두 사람이 찾으려 했던 진리의 깨달음은 누구나 적중할수 있는 은자가 진리를 깨달았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그결과는 정 반대였다.
도둑의 눈에 진실과 허위를 정확하게 비쳐졌던 것이다.
은자는 오히려 눈에 비늘이 한꺼풀 씌어졌는지 오소리를 대천사 가브리엘이라 믿으며 자신이 바로 진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한 것이다..은자는 오랜세월동안 독실하게 수행을 행하여 왔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아집에 둘러싸여 자만심에 빠져 든 경우라고 보여진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의 허점과 단점은 스스로 알지 못한다..유행가 가사처럼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생각들로 가득차 있기에 자신의 단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타인의 눈엔 내자신의 단점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은자가 범한 우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은자는 그것도 모르고 도둑이 진리의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것에 통탄만 하는 모습들이 내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나를 먼저 되돌아 보기에 앞서 남을 비난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는 은자의 모습!..ㅡ.ㅡ;;
암튼...보름달이 뜬 날에 도둑으로 인해 은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은자의 깨달음은 바로 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미하엘 엔데는 쉽게 지나칠수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큰힘을 지닌 작가라고 생각한다.
글이 만들어낸 그이미지를 비네테 슈뢰더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이미지를 확립시켜주니 아이들이 읽으면 유익한 교훈이 될만한 그림책이 되기도 하겠지만...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봐야만 할 필독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