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1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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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표적인 일본 추리 만화를 꼽으라면 대부분 사람들이 두 작품을 생각합니다. 바로 이 명탐정 코난은 그 두 작품 중 하나죠.주인공 코난은 원래는 소년 명탐정이었지만 검은 옷의 무리;; 들에게 잡혀 죽을뻔한 고비를 넘기지만, 불행히도 몸이 줄어들게 되고, 그 뒤로 탐정 모리와 함께 많은 사건 현장에서 미스테리를 풀어나갑니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생긴 코난이 의외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전일 처럼 잔인한 장면은 그다지 나오지 않아서 추리 만화 다운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코난은 그런 것들을 빼고서도 충분히 훌륭한 트릭과 탄탄한 사건 구성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김전일에 뒤질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만화는 학생들이 주로 본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 나은 것이죠.

아직 진행중인 이야기 이기 때문에 결말이 어떻게 나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결말을 나름대로 추리해 가는 것도 재미있죠. 한가지 단점은, 너무 길게 만화를 끌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한다는 겁니다. 코난이 정작 어떻게 되어 가는지는 별 이야기가 없고, 그가 이런 저런 사건에 직면하게 되어 그것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들만 잔뜩 늘어놓아서, 30권쯤 가면 약간 지루해 지는 맛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멋진 만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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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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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1편에 보면, 빌보 아저씨와 간달프의 반지를 두고 하는 이야기들이 반지의 제왕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들은 바로 이 소설, 호빗에 쓰여있는 이야기니까요.

반지의 제왕은 분량이 호빗에 비해서 훨씬 길고, 등장인물도 많고, 이것저것 나오는 것들이 많아서 처음 부분을 읽고 있으면 조금 지루하기도 하지만, 호빗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반지의 제왕 1부를 보기 전에 읽어두면 이해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떻게 해서 빌보가 반지를 가지게 되었는지, 골룸은 왜 그렇게 반지에 집착하면서 찾으려 하는지 알 수 있죠. 반지의 제왕을 읽다보면 그냥 지나치는 작은 것들도 기원을 알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갑자기 2부에서 독수리들이 나타나 원정대 일행을 구해주는데, 그 독수리들은 왜 나타나는가- 에 관한 것 같은 것 말이죠.반지의 제왕 못지 않게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지의 제왕 독자라면 읽어보세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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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지음, 왕학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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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크라테스가 얼마나 유명한 철학자이며 또 훌륭한 철학자 였는지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소크라테스에 대해 쓰여진 많은 책들 가운데 읽기 가장 쉬우면서 배우는 것도 많은 것이 바로 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공개 재판 석상에서 자신을 위해 변명할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은 겨우 물동이 하나의 물이 전부 떨어질 때 까지였다고 합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말솜씨와 그의 깊은 철학적 세계, 가치관 등등을 가지고 열심히 자신을 변호하지만 그 변호는 다른 사람들의 자기 변호처럼 듣는 이로 하여금 작위적이라는 느낌 보다는 뭔가 당당한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처음 부분 즈음에 있는 내용중에서 자신이 신을 믿지 않는다고 기소된 것에 대해 변론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당시 그가 믿던 신은 지금의 신이 아닌, 올림푸스 산에 있는 신들이었죠. 자신이 신을 믿지 않는 다고 한 말은 중상모략에 지나지 않음을 명백히 밝혀내는 삼단논법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도 웬만한 논리적 사고를 하지 않고는 그렇게 짧은 시간내에 그런 훌륭한 논지를 펼 수 없겠죠.교양 서적으로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자 한다면, 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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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여 땅이여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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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편이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거의 똑같은 전개구조와 사건의 수뇌부에 있는 세력들의 음도등등이 펼쳐지는 소설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보다 분량도 적고, 어떤 '통쾌함' 이라 불리는 것이 덜하기 때문인지 독자들도 적은 것 같네요.

이번 소설에서 그는 해인사의 팔만 대장경을 들먹입니다. 전 이것을 보고 정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아무리 소설이고, 따라서 허구속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처럼 많은 사람들이 착각할 소지가 있는 것이라면 잘 알아보고 썼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고려시대에는 풍수지리학이 매우 성했했고 도교적 성향의 이야기가 물론 많았겠죠. 따라서 팔만대장경에는 순수 불교적 목적 뿐만이 아닌, 김진명씨 말 대로 다른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몽고의 침입에 대항해 만든 팔만대장경도 일본과 연결이 되죠..

물론 소설속에서 작가가 어떻게 논하는가는, 전적으로 소설가의 자유이고, 또 허구의 세계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뭐라고 비판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정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소재로 소설을 쓰려면 조금 더 사실에 기반을 둘 필요가 있지 않았을 까요? 이 소설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기도 전에, 팔만대장경이 고려시대 일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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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3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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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씨 소설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것들이 어떤 변화나 발전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모두 같은 내용이죠. 그런데도 왜 김진명씨 소설은 신간마다 인기가 있는 걸까요? 전 그 이유를 김진명씨 소설의 계속해서 다뤄지고 있는 줄거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김진명씨 소설이요? 재미있습니다. 왜 재미있을까요? 작가 나름의 '시원' 하다고 평가받는 문체 때문일까요? 물론 그런 측면도 없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무의식속에 깔려있는, 식민통치에 의한 열등감을 자극하는 내용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무려 60여년이 지난 일에 대해 연연하며 그 상처를 씻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이 핵폭탄을 개발한다? 물론 가능한 이야깁니다. 중수로 원자력발전소도 없는 우리가 정말 어렵겠지만 개발했다고 합시다. 그럼 한국 국군 통수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원폭 건조를 모를까요? 말이 안되죠. 장군 임명때도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실인걸요. 미국이 알면 바로 국제사회로 퍼져나갈테고, 원폭 건조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인,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일본은 바로 제조에 들어갈 것입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않죠. 그럼 동아시아의 평화는 그 날로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폭을 갖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힘이 없고 과학자가 없기 때문만이 아닌 것입니다. 국제관계는 우리 힘만으로 되지 않고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협상하면서 이루어집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손해를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보지만, 그것을 무력적인 것으로 회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평화적이고 생산적인 일에서 그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데 왜 우리들은 그것은 깨닫지 못하고 이런 것에 열광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무력적 힘이 강했더라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식민 지배를 받은 것은 무력적 측면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당시 조선 말기의 사회가 무능력한 정부가 사회의 변화욕구를 수용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탓에 백성이 살기 힘들었고, 이 때, 메이지 유신으로 부강해진 일본은 세계정복에 나서려 식민지배를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문제점은 우리나라 전체에 걸쳐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사실 요즘은, 원폭 몇 개로 (혹 열몇개라도) 그것으로 전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원폭이 무서운 것은, 한번 제조되면 그 이후도 제조시설이 있어 계속 제조가 가능하고 (비용은 천문학적 이지만) 그것으로 전쟁을 시작하면 모두가 원폭을 쏘아대니까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우리가 말도 안 되지만 일본을 원폭으로 공격해 폐허로 만들면, 아마 그 전에 우리나라도 폐허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제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우리가 무슨 엄청난 사람인 양 일본의 외딴 섬에 원폭을 던졌다는 겁니다. 우스운 이야기죠. 그럼 원폭은 사용되면 안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원폭의 피해를 보지 않아서 와닿지 않는다면, 한번 방사선 치료 피해자들의 사례를 읽어보세요. 그것은 정말 일부입니다! 원폭이 얼마나 인간에게 해로운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몸서리가 쳐질 것입니다. 그런 무기를 쓰면서, '착하고 인심 좋고 인자한' 우리 국민들이, 외딴섬에 '일본인들이 전에 못살게 굴었지만 우리는 용서해 준다는' 식으로 원폭을 떨어뜨린다니요. 그럼 처음부터 아예 '악용 소지(일본 겁주는 것 이외의 용도)'가 있을 원폭을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다른 문화적이나 경제적, 기술적 측면에서 일본을 앞지를 생각은 않고, 이런 허구한 상상따위나 하다니..

아직도 식민사관과 그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면을 자극해 가면서 까지, 이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애국심을 유도해 가면서 극복하려 한다면, 잘못된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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