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대일 때엔 주로 부모님의 용돈을 타서 쓰지만, 20대가 되면서 스스로 돈을 조금씩 벌게 된다. 대학생이라면 과외를 하며 용돈을 벌어 쓰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20대는 자립하는 경제생활을 익히는 첫 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제일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쉽게 쓰게 된다. 깊은 고려 없는 충동적인 구매를 자주 하고, 계획된 소비라 할 지라도 대부분 그 나이와 수입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다지 합리적이라 할 수 없는 구매를 한다. 그러면서도 계좌의 빈 부분은 부모님이 채워주시니 별 걱정없이 생활한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과연 올바른 것이라 볼 수 있을까?
저자도 20대 후반의 사람이었다. 수입이 있는 직장인이었지만 그녀의 통장 잔고는 수입과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적었다. 그렇지만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요즘 20대들의 전체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저자의 나이와 비슷한 20대들이 더 많이 공감하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소비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내수도 부진이라고 한다. 지나친 소비는 결국 훨씬 적은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내수부진으로 경제는 점점 더 가라앉고 있다. 소비의 활성화를 위해서 무조건 소비를 장려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각자의 경제력을 생각했을 때 합리적이지 못한 소비는 일시적인 경기부양효과밖에는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별다른 재테크 수단도 알지 못하고 그럴만한 큰 돈도 없는 사람에게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종자돈을 만들자는 이 책의 주장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항상 돈은 쓰기 이전에 모여 있어야 한다. 빚을 지는 건 가끔 일시적이라면 괜찮겠지만 장기적으로 변한다면 곤란하다. 고용도 불안정한 사회에선 돈을 벌 수 있을 때 모아두는 것이 미래를 위해 현명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처럼 혹독한 생활까지 해가면서 모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목적의식을 뚜렷하게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만큼은 배워야 할 것이다. 지금도 다음엔 무슨 가방을, 옷을, 화장품을 살지 고민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고 경각심을 가지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책도 재미있게 쉽게 읽히고 분량도 지나치게 많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그것에 비해서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인것 같다. 도서관등에 비치되어 있다면 빌려보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소비욕구를 절제할 수 없다면 자신의 책 꽂이 가장 좋은 위치에 꽂아두고 항상 자신을 다스리는 편이 좋을 것이다.